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주가는 전날보다 6.55%, 4.65% 오른 24만4000원과 198만원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 13.10%, 15.86%까지 치솟기도 했다.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완화장치가 발동됐고, 롯데푸드(3.87%) 롯데칠성(2.65%) 롯데하이마트(2.86%) 등 계열사 주가 역시 그동안 약세를 딛고 반짝 올랐다.
롯데 계열사 주가가 이처럼 요동친 까닭은 416개에 달하는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가 '교통 정리'에 돌입할 것이라는 기대심리 때문이다. 롯데그룹 순환출자 구조는 대기업집단 61곳의 순환출자 총 고리 수(459개)의 90.6%에 달할 정도로 복잡하게 꼬여 있다. 고리 수가 둘째로 많은 삼성그룹(10개)과 비교조차 할 수 없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주는 아무리 저평가된 가치주로서 매력이 부각돼도 교차보유가 난무하는 계열사 간 출자구조 때문에 투자 기피대상이었다"며 "요원하던 지분 정리와 계열 분리가 시작될 기미가 보인다는 것 자체가 호재"라고 평가했다.
후계구도의 윤곽이 나오면 지배구조 개편작업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시각이다. 롯데그룹이 '일본롯데'와 '한국롯데'로 구분돼 있고 신격호 총괄회장이 경영 일선에 있을 때는 한국롯데가 단독으로 순환출자 구조에 손을 대기 어려웠지만, 상황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신동빈 회장이 한·일 롯데 경영권을 장악하게 되면 순환출자 해소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유통계열 중심축인 롯데쇼핑과 음식료계열 중심축인 롯데제과가 가진 계열사 지분가치가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최대 수혜주로는 롯데쇼핑과 롯데제과가 꼽힌다. 롯데쇼핑과 롯데제과가 각각 43개, 12개의 순환출자 고리로 얽혀 있는 데다 '일본롯데홀딩스→호텔롯데→롯데알미늄→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알미늄'의 지배구조상 핵심 연결고리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분을 맞바꾸거나 사고파는 과정에서 현금이 순유입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주가 할인요인 중 하나가 제거되는 셈이다.
한국 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 역시 양사 지분을 각각 8.83%, 3.21% 보유하고 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롯데제과가 보유한 관계사 지분의 성격이 지배지분에 가까워지고 있다"면서 "지분 가치가 주가 할증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이번 사태가 신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 간 경영권 다툼으로 비화될 경우 롯데쇼핑과 롯데제과를 두고 지분 경쟁이 일어날 가능성도 높다. 지분 취득 과정에서 주가는 자연히 힘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롯데쇼핑에서 신 회장 지분은 13.46%, 신 전 부회장 지분은 13.45%으로 0.01%포인트 차이에 불과하다. 롯데제과 역시 신 회장 5.34%, 신 전 부회장 3.95%로 지분 격차가 1.39%포인트로 크지 않다. 신 전 부회장이 과거에도 일곱 차례에 걸쳐 롯데제과 지분율을 3.69%에서 3.95%까지 끌어올린 터라 추가 매집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특히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이 신 전 부회장 편에 서서 롯데쇼핑 지분 0.74%와 롯데제과 지분 2.52%을 넘겨줄 경우 형제간 지분 우위가 뒤바뀌는 만큼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그러나 경영권 분쟁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으로 투자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영권의 핵심은 누가 지배구조 상단에 위치한 광윤사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가져가는지에 달렸다"면서 "지배구조 하단에 있는 롯데제과와 롯데쇼핑 등 한국 계열사 지분이 주된 관심사는 아닐 것"이라며 섣부른 추격매수를 자제할 것을 권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롯데쇼핑과 롯데제과보다도 지배구조상 더 아래에 위치한 롯데칠성과 롯데푸드 등 계열사를 두고 지분싸움이 일어날 확률은 낮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롯데의 실질적 지주사인 호텔롯데가 과연 상장할 것인지를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 연구원은 "일본롯데를 통
[김윤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