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이기고 있어도 끝까지 안심할 수 없었다. 지고 있어도 끝까지 포기할 수 없었다. 이틀 전의 희열과 좌절이 채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다. 롯데와 KIA가 만날 때마다 극장이 펼쳐졌다. 불펜 싸움이 승부를 가른 게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26일 펼쳐진 시즌 11차전에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앞서가던 롯데나 쫓아가는 KIA나. 불펜 맞불은 이날 경기를 관통하는 키워드였다.
1점 승부였다. 7회까지 투수전이었다. 시즌 세 번째 맞대결을 벌인 조쉬 스틴슨(KIA)와 브룩 레일리(KIA)는 이번에도 명품 투수전을 벌였다. 나란히 7이닝을 책임지면서 2실점과 1실점만 했다.
2회말 KIA가 김다원의 희생타로 3루 주자 나지완을 홈으로 불러들인 이후 전광판에는 0만 계속 찍혔다.
↑ 홍건희는 26일 광주 롯데전에 연장 10회 구원 등판했지만 볼넷 2개와 폭투 1개를 범해, 고개를 숙였다. 사진=MK스포츠 DB |
윤석민이 등장했다. 8회 2사 2루 상황이었다. 무실점으로 막은 뒤 남은 두 번의 공격에서 반드시 동점 혹은 역전을 만들겠다는 계산이었다. 이 경기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아슬아슬 줄타기를 했지만 KIA의 선택은 옳았다. 윤석민은 8회 2사 1,2루-9회 1사 만루의 절체절명 위기를 탈출했다.
바통은 롯데가 받았다. 롯데는 홍성민을 내세웠다. 홍성민은 전날 경기에서 1⅔이닝 동안 무실점을 했으나 36개의 공을 던졌다. 8회 나지완을 병살타로 유도하며 첫 이닝은 무사 통과. 투구수 14개.
롯데는 9회에도 홍성민을 밀어 붙였다. 남은 아웃 카운트는 3개. 홍성민은 이를 모두 삼진으로 잡았다. 단, 그 전에 이범호에게 동점 홈런을 맞은 게 문제였다. 롯데는 또 다시 9회 홈런 악몽에 시달렸다. 1점을 못 지켰다.
흐름은 KIA에게 넘어오는가 싶었다. 그러나 윤석민마저 내려간 뒤 KIA는 진짜 고비를 맞았다. 연장 10회에만 홍건희, 임기준, 한승혁 등 3명을 가동했지만 투수교체는 실패. 홍건희는 볼넷 2개와 폭투 1개로 위기를 자초했다. 임기준과 한승혁은 첫 상대한
롯데는 한 번이면 족했다. 또 한 편의 롯데시네마는 없었다. 10회 들어서야 마무리 이성민을 내세웠다. 김원섭에게 2루타를 내주며 위태로웠지만 필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2점 차 리드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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