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예정된 택지개발촉진법 폐지와 분양가 상한제 탄력 적용으로 신도시 내 시범단지 아파트가 귀하신 몸으로 부상 중이다. 정부가 신도시를 조성할 때 지구 내에서도 가장 우수한 입지를 시범단지로 선정해 주택과 다양한 편의시설을 먼저 조성하는데다 분양가도 시세대비 저렴해서다.
정부 계획아래 순차적으로 개발되는 신도시나 대규모 택지지구는 초기 분양 아파트의 성공여부가 이후 분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시범단지 분양가를 시세보다 낮게 책정하는 게 보편적이다. 지난 2004~2005년 분양된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만 해도 3차 분양가가 1차 시범단지 분양가보다 3.3㎡당 최고 80만원 가량 비쌌다. 초기 시범단지(전용 84㎡이상)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740만원대였지만 3차 분양 때는 850만원대로 뛰었다.
우수한 편의시설과 착한 분양가 덕분에 시범단지 아파트는 입주 후 지역 시세를 이끄는 바로미터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 내 가장 먼저 분양된 서현동 시범단지는 로데오거리와 AK플라자, 분당선 서현역이 지나는 최상의 입지여건에 학군까지 잘 발달돼 있어 타 단지들보다 아파트값이 수천만원이나 비싸다.
서현동 시범단지 삼성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5월 6억6000만원에 팔렸다. 같은 면적의 인근 금곡동 청솔대원 아파트가 지난 4월 5억2800만원에 실거래된 것과 비교해 1억원 이상 비싼 가격에 거래된 셈이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는 “작년 말까지만 해도 삼성아파트 전용 84㎡가 5억6000만~5억8000만원에서 거래됐으나 최근 매매가가 많이 뛰었다”고 전했다.
동탄신도시 시범다은마을 삼성래미안 전용 84㎡도 지난 5월 3억9000만원에 매매돼 비시범단지의 나루마을 한화꿈에그린 우림필유(3억6000만원선)보다 약 3000만원 높은 값에 실거래되고 있다. 시범단지의 우수한 입지가 높은 시세 형성에 한몫 했다는 평이다.
시범단지가 부상하면서 얼마 남지 않은 전국 신도시의 시범단지 공급물량에 수요자들의 이목이 쏠린다. 반도건설이 경기도 화성시 송산신도시 시범단지 내 첫 번째로 공급하는 ‘송산신도시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가 대표적이다. 분당의 약 3배에 달하는 수도권 최대규모로 개발될 송산신도시는 수자원공사에서 처음 공급하는 택지지구로 문화, 생태, 주거 등이 복합된 아시아의 베니스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단지가 들어서는 송산신도시는 최근 필리핀 ‘산미구엘’사와 국제테마파크의 투자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데 이어 송산~홍성 간 서해선 복선전철 착공, 2018년 신안산선 개통 등 개발호재가 많다”고 강조했다.
금강주택도 동탄2신도시 시범단지 마지막 공급인 A19블록에 ‘동탄2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Ⅲ’ 분양에 나선다. 앞서 공급된 1차분과 민간임대로 공급된 2차 물량 성공에 이은 3차 공급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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