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등으로 정책 여건이 빠르게 변할 수 있지만 (국내) 경기회복세가 미흡하다면 통화정책의 기조를 (긴축적으로) 조정하는 데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본관에서 열린 창립 65주년 행사의 기념사에서 “국내 경제의 회복세 지속을 낙관하기가 어렵다”며 향후 통화정책 운용방향을 이처럼 설명했다. 올해 안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해 나가겠다고 밝힌 것이다.
앞서 한은은 11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발 경제심리 위축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연 1.75%였던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치인 1.50%로 낮췄다.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바로 다음 날 나온 비둘기파 적인 발언에 대해 이 총재의 스탠스가 기존보다 완화적인 쪽으로 옮겨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총재는 하반기 국내 경기에 대해 “선진국의 경기 회복과 확장적 거시경제정책에 힘입어 개선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신흥국의 성장세 둔화, 수출 모멘텀 약화,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하방 위험”이라고 말했다.
메르스와 관련해서는 경제에 미치는 여파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대신 “경제주체의 심리와 소비가 위축되면서 내수가 부진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라고만 짧게 말했다.
특히 수출 부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중국의 성장세 둔화와 수입대체 전략, 엔화와 유로화 약세에 따른 국내기업의 가격경쟁력 저하 등으로 하반기 들어서도 수출 부진이 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청년 취업난에도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이 총재는 “우리 사회 주역으로 커나가야 할 젊은 세대의 취업난은 미래 성장잠재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가계부채와 관련해서는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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