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의 성·연령 구성이 중동지역과 비슷한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7일 보건복지부의 공식 집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64명 중 남성이 41명으로 64%를 차지했습니다.
연령별로는 40대와 50대가 각각 15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70대 11명, 60대 9명, 30대 8명, 20대 4명, 80대 이상 2명 등으로 집계됐습니다.
20대 미만 환자가 한 명도 없는데도 40대 이하 젊은 환자가 42%에 해당했습니다.
그러나 사망자는 5명 중 4명이 70대 이상에 집중됐습니다.
최초 환자가 남성이어서 주변 남성환자를 위주로 감염이 일어났다고 해도 간병인과 간호사가 대부분 여성인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높은 남성환자 비율은 눈에 띄는 것입니다.
남성 환자가 집중 발생할 것이란 점은 중동의 유행 사례를 볼 때 어느 정도 예측된 부분입니다.
중동에서도 남성환자가 훨씬 더 많았는데,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남성이 낙타와 접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추정 외에 남성이 상대적으로 메르스 바이러스(MERS CoV)에 취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반면 메르스와 같은 코로나바이러스에 속하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바이러스는 여성을 더 효과적으로 공략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또 중동에서는 영유아 및 청소년도 상대적으로 메르스에 덜 걸리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국내에서도 지금까지 청소년 이하 환자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사스는 어린이 환자가 더 많았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보건당국이 지금까지 파악한 메르스 유행이 병원 내 감염에 국한된 것으로,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되면 인구가 밀집된 한국의
엄중식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최근 메르스 민관합동 세미나에서 "메르스는 남자가, 사스는 여자가 좀 더 걸리고 메르스는 어린이 환자가 별로 없지만 사스는 소아과 환자가 많았다"면서 "바이러스의 종류에 따라 환자가 주로 생기는 성과 연령이 있는데 그 이유는 아직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