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포항) 김원익 기자] 이종운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이승엽(39, 삼성)의 인품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승엽은 3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정규시즌 경기 3회 말 2사 주자없는 상황 롯데 구승민의 2구를 공략해 우월 솔로 홈런을 날렸다. KBO 최초의 개인 통산 400호 홈런이라는 대기록이었다.
이닝 종료 후 열린 기념 행사에서 롯데 선수단은 대승적 차원에서 대기록을 아낌없이 축하했다. 3루 쪽 더그아웃 앞에서 도열해 박수를 쳤다. 그 순간만큼은 KBO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기록을 세운 대선배를 축하하는 입장이었다. 외국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었지만 한국에서는 흔치 않은 장면이었다.
↑ 사진=MK스포츠 DB |
이승엽의 행동은 말로만 그치지 않았다. 4일 경기 전 이종운 감독을 직접 찾아 감사 인사를 전했다. 4일 포항 삼성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이 감독은 “이승엽이 대단한 선수인 것이 아까 직접 찾아왔더라. 선수들이 축하를 해준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서 감사를 전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다른 것은 몰라도 이승엽이 인품이라고 해야 되나 그런 부분에서는 선수들에게 존중을 받고, 존경을 받을만한 선수라는 것을 다시 느꼈다”면서 “사실 그렇게 직접 찾아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고 했다.
무엇이 고마웠을까. 이 감독은 “선수들이 도열을 해서 박수를 쳐준 그런 부분들에서 크게 감동을 했던 것 같다”며 “야구인으로서도 존경할 부분을 느낄 수 있는 선수인 것 같다”며 거듭 이승엽을 칭찬했다.
물론 야구인이 아닌 감독의 입장에서는 아쉽다. 이 감독은 “‘니가 쳤어도 우리가 이겼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나는 기분이 안좋다’는 말을 전했다”면서 “이제 400호 이야기는 안나오겠다. 우리가 결국 졌기 때문에 피해자다”라며 슬며
홈런을 맞은 구승민은 강하게 이겨내길 바랐다. 이 감독은 “선수 본인이 안 맞았어야 하는 부분이다. 홈런을 맞았다고 따로 위로를 해주거나 말을 해주는 것은 없다”면서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 반성하고 좋은 볼을 던지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구승민이 해당 사건을 잘 이겨내기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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