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 홍자매가 돌아왔다. 두 청춘남녀의 제주도 라이프를 담는 ‘맨도롱 또똣’(이하 ‘맨도롱’)은 ‘기분좋게 따뜻한’이라는 제주도 방언처럼 밝고 소박한 재미를 전하며 이야기의 서막을 열었다.
화병 걸린 개미 정주(강소라 분)와 뺀질뺀질한 베짱이 건우(유연석 분)의 제주도 정착기를 그리는 ‘맨도롱’이 13일 첫 방송됐다.
시작부터 파격적이었다. 두 남녀주인공 정주와 건우의 쌍둥이설을 제기하며 ‘출생의 비밀’ 카들을 꺼내든 것이었다. 때는 바야흐로 2005년 건우의 생일 파티장을 찾은 정주는 건우를 보자마자 “나는 너랑 쌍둥이다. 너 오늘 생일이지? 나도 오늘 생일이야. 너랑 나는 같은 날 같은 엄마에게서 태어난 쌍둥이”라며 쌍둥이설을 제기한 것이다. 자신이 헛소리를 하는 것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정주는 건우에게 생활기록부와 건강기록부, 그리고 ‘쌍둥이설’에서 가장 유력한 증거인 부모님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사진을 건네기도 했다.
처음에 긴가민가했던 건우는 정주가 내미는 나름 신뢰성 있는 데이터에, 자신과 같이 손톱을 물어뜯는 버릇을 가진 정주의 말에 호기심을 보이게 된다. 여기에 자신의 어미 세영(이휘향 분)의 경우 아버지가 다른 자녀 셋을 두고 있는데다 아버지에 대해 알지 못하는 만큼 정주에 말에 흔들리게 된다.
물론 정주와 건우의 쌍둥이 설은 오래 가지 않아 깨지고 말았다. 정주가 내민 사진을 본 세영이 “모르는 사람”이라며 신경도 쓰지 않았던 것이다. 숨어서 이 과정을 몰래 지켜봤던 정주는 눈물을 쏟았고, 건우는 울고 있는 정주를 자신의 방식으로 위로한다. 그 순간 정주는 한 때 쌍둥이였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던 건우에게 반하게 되면서 첫 사랑의 감정을 싹 틔우게 죈다.
그로부터 10년 후, 정주는 회사에서 언제 잘릴지 모르는 ‘미생’으로 바쁘게 사는 반면, 재벌3세 정우는 제주도에서 차린 레스토랑에서 유유자적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서울과 제주도, 거리상으로는 멀리 떨어져 살았던 두 사람은 제주도로 가는 공항 앞에서 운명처럼 마주하고, 그렇게 두 사람의 인연은 이어나가게 된다.
‘맨도롱’의 첫 방송은 대도시에서 바쁘게 움직이던 ‘일개미’ 정주가 제주도에 정착해 살게 되는 과정을 중점적으로 그렸다. 동생에게 제주도 집 사기를 당한 후 급하게 내려갔던 정주는 그 곳에서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남자친구를 보게 된다. 심지어 옛 남자친구는 자신 몰래 다른 여자와 사귀는 것이 아닌 몰래 결혼까지 한 상태였다. 여기에 제주도에 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퇴사통보를 받는 등 ‘맨도롱 또똣’의 여주인공 수난기는 혹독했다.
정주의 사연은 혹독했지만, ‘맨도롱’은 전반적으로 따뜻한 분위기를 이어가며 안방극장에 눈도장을 찍었다. 푸른 바다와 하늘, 그리고 정겨운 돌담까지, 바다와 자연의 어울림을 자랑한 제주도의 풍경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최고의 사랑’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박홍균 PD의 유려한 연출실력은 여전히 빛났다.
곳곳에 홍자매 특유의 코미디도 자연스럽게 녹아 있었다. 해녀들의 수다를 자막을 활용한다든지, 옛 남자친구가 자신 몰래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 충격을 받는 정주 등 홍자매는 장면 곳곳에 자신만의 유머를 심어놓으며 시청자들을 웃음 짓게 했다. 특히 홍자매표 유머센스가 발휘된 곳은 소지섭이 까메오로 출연하면서부터였다. 앞서 ‘주군의 태양‘을 통해 홍자매와의 인연을 쌓게 된 소지섭은 ’맨도롱 ‘에서 태양이 참 좋다는 발언으로 많은 이들을 웃게 한 것이다. 전작의 유행어였던 “꺼져”도 빛이 났다.
비록 첫 판에 ‘출생의 비밀’을 꺼내들기는 했지만 ‘맨도롱’은 전반적으로 자극적인 이야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박 PD의 유려한 연출실력과 홍자매 특유의 색체, 그리고 젊은 배우 유연석과 강소라의 만남이라는 삼박자를 갖춘 ‘맨도롱’은 그 제목처럼 ‘기분 좋게 따뜻한 시작을 알렸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