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한국 증시의 발목을 잡아온 실적이 증가추세로 전환될 경우 한국 증시가 박스권 장세를 돌파하는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실적 발표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들의 올 1분기 영업이익 규모는 총 32조2360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이 발표한 상장기업에 대한 실적 전망치를 취합한 수치다.
이 같은 이익전망치는 최근 5주 연속 상향조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유진투자증권이 매주 집계한 증권사 실적 전망 컨센서스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합산액은 △3월 첫째주 31조6730억원 △둘째주 31조7190억원 △셋째주 31조9430억원 △넷째주 31조9930억원 △4월 첫째주 32조2360억원으로 상향조정됐다. 2015년 1분기 코스피 상장사 이익전망치가 본격 집계된 지난해 10월 이후 5주 연속 전망치가 상향조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종별로도 47개 업종 중 23개 업종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5주 전 대비 상향조정되는 등 낙관적인 이익 전망이 전 업종에 걸쳐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업종별 영업이익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석유 및 가스(18.2%), 항공(12.7%), 해운(11.9%), 디스플레이(3.8%), 휴대폰 및 관련부품(3.6%), 은행(1.6%), 건설(0.9%) 등 지난 수년간 부진했던 업종의 이익 전망치가 지난 5주 동안 큰 폭으로 상향조정됐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어닝시즌은 이익전망치 상향조정 추세 속에 시작된 만큼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어닝시즌 기간 중 코스피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올 1분기 실적 개선이 점쳐지는 것은 지난 수년간 계속된 실적 감소로 어느 정도 바닥이 다져졌기 때문이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4년간 상장사 이익규모는 계속 감소추세를 보여 왔다"면서 "실적 부진이 컸던 회사들이 지난해 대규모 상각처리에 나서고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실적 개선 여건을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가 등 상품가격 하락으로 비용절감 효과가 발생하고, 유럽 등 선진국의 확장정책으로 글로벌 경기가 회복추세를 보이는 점도 국내 수출주들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기업별 실적 전망을 살펴보면 조선, 해운, 건설, 석유화학, 철강 등 최근 수년간 실적이 부진했던 기업들의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조선 빅3 중 대우조선해양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2.5% 증가하고, 삼성중공업은 흑자전환할 전망이다.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영업손실을 낸 현대중공업도 올 1분기에는 적자 폭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가 하락 덕분에 한진해운 현대상선 아시아나항공은 흑자전환하고, 대한항공은 영업이익 규모가 933.1%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지나친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유승민 삼성증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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