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올림픽 유도 여자 메달리스트 간의 대결이 UFC에서 성사될 수 있을까? 2012 런던올림픽 –78kg 금메달에 빛나는 케일라 해리슨(25·미국)이 UFC 여성 밴텀급(-61kg) 챔피언 론다 로우지(28)에게 도전을 예고했다.
로우지는 2008 베이징올림픽 유도 –70kg 동메달리스트다. 미국 올림픽 역사상 최초의 여자 유도 입상자이기도 하다. 베이징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한 해리슨은 로우지의 연습 상대로 국가대표팀에 남아 중국에도 함께 갔다.
미국방송 NBC가 3일(한국시간) 보도한 인터뷰에서 해리슨은 “당시 로우지는 훈련임에도 지는 것을 싫어했다. 물론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였다”고 회상했다. 반면 로우지는 “비록 해리슨이 나보다 상위 체급이었으나 경험의 우위가 있었다”면서 “내가 항상 이겼다”고 뉘앙스가 다른 말을 했다.
↑ 해리슨(왼쪽)은 미국 올림픽 역사상 첫 여자 유도 금메달리스트다. 사진=해리슨 트위터 공식계정 |
↑ 라우시가 캣 진가노와의 UFC 타이틀 5차 방어전을 치르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미국 로스앤젤레스)=AFPBBNews=News1 |
해리슨과 로우지는 1999 세계선수권대회 –73kg 챔피언 지미 페드로(45·미국)의 제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미국 올림픽 역사에서 로우지가 여자 유도 첫 메달리스트라면 해리슨은 최초의 우승자로 역사에 기록됐다.
로우지는 베이징올림픽 동메달 이후 1년 만에 페드로의 체육관에 나타나 일본 전지훈련에 동반하기도 했으나 결국 2010년이 되기 전에 유도 은퇴 및 종합격투기를 택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로우지와 페드로의 증언은 엇갈린다.
로우지는 2013년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유도를 관두겠다고 하자 나한테 많은 욕설을 퍼부었다”면서 “MMA 전향을 도울 생각이 없었다”고 서운함을 드러냈다. 이에 페드로는 ‘NBC’를 통하여 “USA 투데이의 2013년 기사를 보고 매우 언짢았다. 그렇게 말한 기억이 없다”면서 “로우지의 MMA 성공을 빌어줬고 욕을 하지도 않았다. 나쁜 사이로 헤어지지 않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베이징올림픽 준비과정과 2009년 로우지와 함께 한 2개월 동안 실력 차이를 줄여갔다”고 말한 해리슨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 끝나고 MMA 전향을 원하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배의 올림픽 동메달 획득을 연습 상대로 지켜봤던 후배가 금메달이라는 훈장과 함께 종목을 바꿔 도전하는 광경이 성사될 수 있
변수는 해리슨의 감량과 로우지의 은퇴 시점이다. 현재 UFC 여성 체급은 –61kg이 최고다. 로우지가 올림픽 체급보다 9kg 낮춰 활동 중이라고는 하나 해리슨은 17kg이나 줄여야 한다. 어느덧 20대 후반인 로우지가 해리슨이 UFC 타이틀 도전자 수준으로 성장할 때까지 선수 생활을 계속한다는 보장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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