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상대 손배소"

예금보험공사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내기로 했습니다.
현대건설과 하이닉스가 시중은행에서 빌린 돈을 갚지 않아 은행들이 손해를 입었다는 것입니다.
강태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예금보험공사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내기로 했습니다.

기업의 부실 책임을 상속인에게 묻는다는 겁니다.

현대건설은 98년 분식재무제표를 근거로, 하이닉스는 99년 자료로 각각 거액을 불법대출 받았습니다.

현대는 끝까지 돈을 갚지 않았고, 결국 주식으로 채무를 갚는 출자전환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하지만 당초 5천원이던 주가는 거래재개 후 3천원으로 곤두박질 쳤고, 은행은 290억원대의 손해를 입었습니다.

하지만 은행들은 현대측과의 거래 위축을 우려해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 임기순/예보 특별조사기획부장
-"해당은행이 직접 소송을 내야함에도 공사의 요구에 응하지 않아,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공사가 직접 소송을 내기로 했다."

이에 대한 현대측의 입장은 다릅니다.

인터뷰 : 현대그룹 관계자
-"실질적으로 출자전환 이후 이익이 났고, 소송을 해봐야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소송을 안했는데, 왜 예보에서 무리하게 소송을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

현대측은 '출자전환 다음날 시가가 반영된 종가를 전환가로 한다'는 판례를 근거로 전환가는 5천원이기 때문에 은행의 손해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문제는 출자전환 이후 해당 주식이 거래 중지됐다는 점입니다.

예보는 '시가가 반영된 가격'은 거래재개 다음날 종가 3천원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강태화 / 기자
-"하지만 이번 소송은,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의 돈은 갚지 않아도 된다는 잘못된 기업윤리와 도덕적 해이에서 비롯됐다는 점만은 부인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mbn뉴스 강태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