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이상철 기자] 13년 만에 대전월드컵경기장을 다시 찾은 슈틸리케 감독의 첫 마디는 ‘팬의 발걸음’이었다.
부임 초기부터 여러 차례 강조했듯, 시원하고 멋진 축구를 펼칠 테니 축구장으로 직접 찾아와 태극전사에게 힘을 불어달라는 바람이었다. 그는 2002 한일월드컵의 추억을 떠올리며 다시 한 번 대전월드컵경기장에 ‘붉은 물결’이 일기를 희망했다.
↑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지난 25일 축구 국가대표팀 훈련을 찾은 축구팬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전)=김영구 기자 |
우즈베키스탄전은 슈틸리케 감독이 부임 후 갖는 세 번째 국내 A매치다. 지난해 10월 천안과 서울에서 각각 파라과이와 코스타리카를 상대했다. 각각 2만5156명과 3만9210명로 관중몰이도 했다.
그렇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코스타리카전이 치러졌던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수용규모가 6만명이 넘는다. 3만9210명이 찾았음에도 빈자리가 보일 수밖에 없었다.
대전월드컵경기장의 수용규모는 4만535석이다. 2001년 9월 개장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는 안정환의 골든골 환희가 여전히 생생한 2002 한일 월드컵 16강 이탈리아전을 비롯해 총 네 차례 한국의 A매치가 치러졌다.
매진 사례가 끊이지 않았다. 나이지리아와 평가전(4만587명) 및 2006 독일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베트남전(4만515명)에는 4만명이 넘는 관중이 몰렸다. 그 완판을 다시 한 번 달성한다면, 코스타리카전 이상의 흥행을 이루게 된다.
대한축구협회는 최근 서울을 벗어나 지방을 돌며 A매치를 치르고 있다. 축구붐 조성 차원인데, A매치에 목말랐던 지방 축구팬의 관심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구름 관중이었다.
슈틸리케호의 관중몰이는 대전에게도 의미가 크다. 대전은 지역 연고팀 대전 시티즌의 K리그 클래식 승격을 계기로 축구붐 조성을 위해 A매치 개최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여기에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졌던 마지막 A매치였던 동아시안컵 중국전 관중 기록은 2만5347명이었다. 매진 행렬이 끝난 것. 10년 만에 성사된 A매치를 통해 붉은 물결을 다시 일으키고자 하는 대전이다.
↑ 지난 2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훈련에는 400여명의 축구팬이 찾아 열띤 응원을 펼쳤다. 사진(대전)=김영구 기자 |
지난 2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가졌던 오픈 트레이닝데이에도 400여명의 팬이 찾았다. “손흥민” “기성용” “구자철” 등 태극전사를 일일이 연호하는 듯 아이돌 팬미팅을 연상케 할 정도였다. 시끌벅적함에 슈틸리케 감독이 전술 지시를 하기
대전의 열띤 성원은 슈틸리케호의 큰 힘이 될 터. 한국은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가졌던 A매치에서 2승 2무로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다. ‘무패’의 땅이다. 아시안컵 준우승의 기세를 2018 러시아 월드컵 예선까지 끌고 가려는 슈틸리케호로선 거쳐 갈 코스였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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