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3시부터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317호에서는 서세원에 대한 4차 공판이 진행됐다. 공판 초반, 서세원만 법정에 등장해 두 사람의 법정 재회는 이뤄지지 않는 듯 했으나 약 40분이 지나 서정희도 참석했다. 다만 그의 증인심문은 서세원이 퇴정한 후 진행됐다.
이례적으로 법정에 격한 감정이 소요돌이쳤다. 서정희는 증언에 앞서 밝히고 싶은 것이 있다며 "제가 죽어서 이 자리에 없으면 믿으시겠나. 남편이 바람 한번 폈다고, 폭행 한번 했다고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니다.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은 생명의 위협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서정희는 사건 당일 정황에 대해 "미국에 머물던 서세원이 '불륜 여성을 가만히 놔두라', '이혼을 요구하면 죽여버린다' 등 입에 담을 수 없는 협박을 쏟아냈다"고 말했다.
또한'서세원이 목을 졸랐나'는 검찰의 질문에 그는 "차마 밝힐 수 없는 남편의 욕이 먼저 시작됐다. 처음 듣는 내용이 아니었다. 그 욕은 32년간 서세원이란 사람이 불러온 '노래'였다"며 "그후 내 목을 조르고 폭행을 가해 나도 모르게 소변까지 흘렸다"고 주장했다.
서세원 측 변호인은 "증인은 이 사건 분쟁 이전에 이혼을 요구한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다.
서정희는 이에 "그전에는 없다. 왜냐하면 나는 19세에 남편의 성폭행에 가까운 동거로 만났다. 남편의 말 한마디에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남편을 목사로 만들면 이 나쁜 것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렇게 32년을 기도하면서 가정을 지켰다. 이혼을 감히 말할 용기는 없었다"고 울먹였다.
앞서 서세원은 "죄를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법률 대리인은 "공소 사실을 대부분 인정한다"며 "다만 목을 졸랐다는 주장이나 전후 사정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변론했었다.
지난해 12월 11일 진행된 2차공판에서 서세원 측은 재판부에 현장 증거물로 제출된 CCTV 영상을 다시 한 번 재검증 해달라는 요청과 서정희를 증인 요청한 바 있다. 당시 서세원은 “아무도 없는 곳에 끌고 가 목을 조른 것은 사실이 아니다. CCTV에 나오지 않은 분량이 1분 20초 정도 있다. 이 사이에 눈이 빠질 정도로 목을 조를 순 없다”며 “아내가 자리를 뜨려고 해 이를 저지했을 뿐 목을 조른 일은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사건 당시 CCTV 촬영 화면이 법정에서 시연됐다. 서세원은 "이 장면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집에서 조용히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인데 (서정희가) '사람들 많은 곳에서 이야기하자', '납치범
서세원은 지난해 5월 청담동에 있는 자택 지하 2층 로비에서 아내 서정희를 폭행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서정희가 폭행을 견디지 못하고 도주하려는 순간에도 엘리베이터에서 그를 끌고 늘어지는 등 3주의 상해를 입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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