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풀리고 새 학기를 앞두면서 이사하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업체들이 이사 비용을 턱없이 높게 부르고 있어 소비자들의 원성이 높습니다.
이동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목동의 한 아파트.
사다리가 분주하게 짐을 실어 올리고, 이삿짐센터 직원들도 부지런히 물건을 나릅니다.
이사철이 시작되면서 날마다 이사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 중에서도 '손 없는 날'이 인기가 가장 좋습니다.
악귀가 없는 날이라는 의미로, 이때 이사를 하면 길하다는 속설 때문에 사람들이 선호하는 겁니다.
문제는 이를 악용한 업체들의 상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것.
▶ 인터뷰 : 이삿짐 업체
- "평상시에 60,70하는 데요, 이번에 27,28일은 250 받고. 좀 센 데는 가격이 5배, 6배 더 받고요. 견적 보러 가면 집안 형편을 볼 수가 있잖아요. 좀 잘 사는 집 같다 그러면 조금 더 하고."
서울 시내 수십 곳의 가격을 알아보니, 업체들은 평소보다 2배가 넘는 비용을 요구했습니다.
▶ 인터뷰(☎) : '손 없는 날' 피해자
- "저희가 (계약을) 110만 원에 했는데 그분이 (나중에) 한 200은 받아야 할 것 같은데 이러면서 이제 말이 달라지니까…."
이사하려는 고객들에게 협박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손 없는 날' 피해자
- "우리는 짐 안 가지고 가면 그만이라고, 알아서 하시라고…."
새 학기는 물론 설 이후로 이사를 미룬 수요까지 겹치면서 사실상 '부르는 게 값'이 된 상황.
이른바 '성수기 프리미엄'이 제멋대로 매겨지고 있는 건데, 이사비용에 대한 규정이나 가이드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 인터뷰 : 윤 명 / 소비자 시민모임 간사
- "법적으로. 어느 기간을 성수기로 본다는 게 명확하지 않고, 소비자가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경우들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좀 개선이 돼야 한다고 보입니다."
속설 특수를 노린 업계의 얄팍한 상술 속에 갈 길 바쁜 이주민들의 허리는 휘어가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동화입니다. [idoido@mbn.co.kr]
영상취재 : 박준영·배병민·양현철 기자
영상편집 :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