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뒷문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시험대에 오를 윤명준 셋업맨-노경은 마무리 투수의 체제다.
두산의 스프링캠프 최대 화두였던 셋업맨 보직과 마무리 투수의 윤곽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여러 후보들 중 윤명준과 노경은이 짝을 이루는 방향을 떠올리고 있다.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카드였다. 김 감독은 앞서 “일단 구위로 타자들을 압도할 수 있어야 하고, 풍부한 경험도 필요하다. 자신만의 신념과 확신도 중요하다”며 마무리 투수의 세 가지 요건을 꼽았다. 그러면서 이재우, 이현승, 노경은을 꼽았다. 이들은 동시에 두산의 5선발 후보이기도 하다.
↑ 두산 베어스의 윤명준(좌)과 노경은의 뒷문 체제가 올 시즌 시험대에 오른다. 사진=MK스포츠 DB |
지난 2012년 구원투수로 뛰다가 선발로 보직변경을 한 이후 다시 돌아가는 셈이다. 두산으로서도 선수 개인으로도 승부수다. 2014년 노경은은 3승15패 평균자책점 9.03을 기록하며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2012년과 2013년 연이어 10승을 달성하며 새로운 토종 우완 에이스 탄생의 가능성을 알렸던 것과 비교하면 완벽한 추락이었다. 자신감과 밸런스가 모두 무너진 가운데 계속된 1군 선발 기회를 얻었고, 이것은 차라리 독이었다.
짧은 이닝 동안 전력투구를 할 때 더욱 장점이 살아나는 스타일. 150km대의 공을 쉽게 뿌릴 수 있으며 포크볼도 잘 던진다는 점에서 마무리로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다만 2014년 흔들린 밸런스를 찾는 것과 동시에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전망이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중요한 보직을 맡게 될 윤명준의 역할과 책임도 더 막중해졌다. 지난해 윤명준은 두산의 시즌 경기 중 절반에 가까운 무려 61경기에 등판했다. 특히 셋업맨으로 주로 나서면서도 71⅔이닝이라는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단연 팀 내 구원투수 중 최다 이닝. 입단 3년차 시즌서 역시 최다인 16홀드를 올리며 필승조로 거듭났다.
여름을 기점으로 시즌 후반 체력이 떨어지면서 고전했지만 실질적인 풀타임 첫 해에 거둔 성과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큰 이변 없이 올해도 셋업맨을 맡을 것이 유력하다.
이에 대해 윤명준은 “부담감은 크지 않은데 팬들이 기대를 걸어주시니 감사하다. 하지만 저 뿐만이 아니고 팀 내의 모든 선수들이 공백을 메워야 하기 때문에 모든 투수들이 더 강한 불펜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라며 “분명히 2014년보다는 좋은, 강한 불펜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자신감과 함께 굳은 각오를 내비치고 있다.
경험이 적은 면은 있지만 윤명준 또한 만약 노경은이 흔들릴 경우 마무리를 충분히 맡을만한 후보다. 승부사 기질과 구위가 강점이다. 풀타임 체력관리에만 성공한다면 언제든지 가능성
윤명준-노경은의 뒷문 체제는 분명한 가능성과 장점을 지니고 있다. 만약 이들이 자리를 잡는다면 구위로는 확실한 경쟁력을 지닌 뒷문이 탄생하게 된다. 시험대에 오르는 이 체제의 성공여부에 따라 두산의 올시즌 성적도 결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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