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패러디되며 인기를 끈 ‘귀요미송’의 아버지, 작곡가 겸 프로듀서 단디(본명 안준민, 29)가 가수로 돌아왔다. 동갑내기 친구 SS501의 김규종이 힘을 보탰다. 새 소속사 위드메이와 계약을 맺은 단디가 자신의 신곡 ‘관계정리’와 자신의 음악적 포부에 대해 이야기했다.
신곡 ‘관계정리’는 레트로 사운드 느낌을 살리기 위해 크런치톤 일렉기타의 리프로 시작했다. 70~80년대 뉴저지 펍에서 나올 것 같은 빈티지한 사운드를 추구했다. 간결한 단음 기타리프에 중점을 뒀다. 단다의 중저음 목소리와 세련된 랩이 돋보인다.
어렵다. 쉽게 말하면 ‘띵띵띵’ 간단하게 울리는 기타 소리에 랩을 얹었다. 단디의 굵은 목소리가 비트와 잘 어우러진다. 여기에 얇은 목소리를 가진 김규종이 화음을 맞췄다.
“위드메이와 계약하기 전 (김)규종이를 몇 번 만났었어요. 87년생이어서 친구 먹었죠. 그러다 피처링 참여도 부탁하게 됐어요. 제 목소리가 굵은 편이어서 얇은 목소리를 찾고 있었거든요. 마침 이번 곡의 내용이 실연 당한 남자에 관한 것이고요. 이전 곡들에는 여자 가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아서, 남자 가수와 해보고 싶기도 했어요. 14일에 열리는 SS501 팬미팅에 저도 참여할거예요.”
단디는 ‘단디레코즈’를 설립해 1인 기획사의 대표다. 이 체제는 그대로 유지한다. ‘귀요미송’ 파트너인 가수 하리와의 관계도 여전히 돈독하다. 하리가 “나와 ‘관계정리’ 하려는 것이냐”고 놀리긴 했지만, SNS를 통해 응원메시지를 주고받았다.
두 사람은 지난 2013년 ‘귀요미송’으로 싸이에 이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본 유튜브 영상 2위를 차지했다. 중국 동영상 시상식 ‘투도우 어워즈(Tudou Awords)'에도 초청받아, 중국 위주로 교류를 이어왔다. 워너뮤직과 계약해 중국,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를 거치는 투어를 가지기도 했다.
단디는 “중국 쪽 관계자들과 계속 교류 중”이라며 “일단 인맥을 많이 쌓아야 할 것 같다. 프로모션 투어도 이어갈 예정이다. 워너뮤직 쪽과는 여전히 돈독하다”고 말했다. 기존에 진행 중이던 작업들은 그대로 이어간다는 설명이다. 위드메이 측과 상호간 신뢰가 밑바탕이었다.
“위드메이 측에서 제 일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약속했거든요. 사실 특별히 이런 조건들을 따졌다기보다 위드메이 사람들이 매우 좋았어요. 어쨌든 저는 아티스트 입장으로 계약을 맺었으니 음악을 해야죠. 새 아이돌그룹을 준비 중이라고 들었는데, 거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좋겠어요. 아무튼 저는 프로듀서 겸 작곡가 겸 가수니까요. 제 역할에 최선을 다할 뿐이죠.”
그가 위드메이에서 처음 내놓은 음악은 ‘감성힙합’이다. 단디는 “트랩이나 정통힙합 등 힘 있는 음악이 유행인데, 나만의 감성힙합을 살려보고 싶다. 일렉트로닉 장르에도 욕심이 있다”며 “주위 동료들이 나보고 ‘힙합도 하네?’ ‘랩도 하네?’라고 말하더라. 다양한 장르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게 나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캐릭터 사업도 구상 중이다. 이번 앨범 재킷 사진에는 강아지 모양의 캐릭터가 새겨져 있다. 이름은 ‘더러미’다. 하는 짓이 더러워서다. 평소에는 온순하다가 예쁜 여자를 보면 귀를 쫑긋 세운다. 이런 스토리를 덧입혀 단디만의 캐릭터로 탄생시킬 예정이다.
“더 이상 ‘귀요미송’은 안 낼 생각이에요. 다른 재미있는 곡을 구상하고 있어요. 사실 ‘귀요미송2’에 욕심은 없었지만, 티 안 나게 인기가 꽤 있는 편이거든요. 일본 가수 X21이 ‘귀요미송2’를 리메이크 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어요. X21은 ‘귀요미송’도 했던 가수예요. 클라라 소식은 저도 기사를 통해 알았어요. 뭐, 제가 딱히 할 말은 없는 것 같아요. 단지 같이 작업을 해보니까 일 욕심이 많은 분 같았어요. 독특한 걸 좋아하시고, 자기 색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려는 것 같았고요. 어쨌든 제 입장에서는 재밌는 음악을 만들어서 함께 했던 거죠.”
그는 작년 연말, ‘천하제일 힙합대전’ 무대에 올랐다. 이 행사에는 가리온, 피타입, 바스코, 마스터우 등 ‘힙합 베테랑’들이 대거 참여했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뜻을 담고 있어 더욱 특별했다.
단디는 데프콘 뒤, 그룹 블락비 앞 순서로 공연을 펼쳤다. 그는 “내 공연 앞뒤로 큰 팬층을 보유한 뮤지션들이 올라 덕을 본 것 같다”며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내 음악을 들어줘 정말 기뻤다. 재밌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2010년 ‘Feel Sympathy’로 활동을 시작한 단디는 이렇게 차츰 자신의 이름을 보다 뚜렷하게 알려가고 있다. 단디는 다수의 싱글과 프로젝트 앨범, TV프로그램 삽입곡 등을 제작했다. 정규앨범은 단 한 장도 없다. “가수로서 확실한 도장을 찍으려면 정규앨범이 나와야 하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이번 앨범은 첫 힙합앨범이에요. 지금껏 살아오면서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 많고, 그 사람들과 함께 앨범들을 냈었죠. 이런 부분들을 재정비해서 제대로 계획을 짜야 정규앨범 작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직 구체화된 부분이 없어서 정확히 말하기가 어렵네요. 최선을 다해서 좋은 성과를 내고 싶은 건 분명해요. 앞으로도 여러 장르를 아우르는 좋은 음악을 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