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게릴라성 ‘자살특공대’ 뜬다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는 올해에도 확실한 리드오프가 없다. 주자가 출루하면 2루, 주자가 2루에 있으면 무조건 득점이라는 생각이 드는 선수도 없다.
그래서 LG에는 이른바 ‘자살특공대’가 뜬다. 전투력을 극강으로 끌어올린 게릴라다.
LG 야수들은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주루 플레이에 집중하고 있다. 베이스 러닝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특별훈련이다. LG가 주루 플레이에 신경을 유독 많이 쓰는 데는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다.

↑ LG 트윈스 내야수 오지환이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 있는 스프링캠프장에서 주루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美 글렌데일)=옥영화 기자

지난해 LG는 106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6위에 머물렀다. 성공 확률도 높지 않았다. 도루 실패만 64개로 9개 구단 중 가장 많았다. 시즌 중반부터 리드오프를 맡았던 정성훈도 발이 아닌 타격이 강한 톱타자였다.
올해도 리드오프는 정해지지 않았다. 양상문 감독은 “리드오프는 고정을 하지 않을 방침이다. 상대 팀이나 투수에 따라 상황에 맞춰 쓸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돌려막기의 공백이 큰 자리는 아니지만, 확실한 톱타자가 없다는 것은 LG로서는 아쉽다.
최태원 3루 주루코치는 “우린 빠른 선수가 없다. 더 공격적이고 적극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 때로는 무모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선택을 해야 한다”며 “기습적으로 상대를 괴롭히지 않으면 상대 내야진은 편하게 수비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자살특공대’라는 현실적 게릴라조가 탄생했다. 최 코치는 “우리는 자살특공대라는 것이 있다. 경기를 앞두고 ‘너! 너! 너! 오늘 자살특공대야’라고 하면 부담 없이 죽을 마음을 먹고 과감하게 뛰는 거다”라고 했다. 이어 “선수들이 죽어도 된다는 생각으로 부담 없이 계속 뛰어야 한다. 그래야 뛸 수 있고 또 습관이 된다. 어차피 자살특공대는 죽어도 된다”고 설명했다.
LG는 올해 전지훈련에서 단순히 기습과 공격성만 더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도루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세밀한 훈련에 들어갔다. 발이 느리기 때문에 주루 플레이를 할 때 더 세밀한 동작들로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 최 코치도 “작년과 달라진 것은 디테일”이라고 강조했다.
올 시즌 과연 죽을 각오로 내보낸 ‘자살특공대’의 무사 귀환이 얼마나 가능할까. LG 선수들은 애리조나 캠프에서 흙먼지를 날리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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