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싼타크루즈 |
세계 4대 모터쇼로 꼽히는 북미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가 지난 25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매년 가장 먼저 열리는 글로벌 규모의 자동차 전시회다. 출품차를 보면 미국 완성차업체는 물론 세계 주요 완성차업체의 행보와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흐름을 엿볼 수 있다.
올해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친환경차가 주도했던 기존 모터쇼와는 달랐다. 친환경차가 여전히 대세를 형성했지만 돈이 있어야 몰 수 있는 픽업트럭도 주역으로 당당히 재등장했다. 미국 경기 회복과 유가 하락이 가져온 변화였다.
사실, 미국에서 열린 모터쇼에서 관람객에게 가장 사랑받은 모델은 친환경차도, 고성능차도 아닌 픽업트럭(Pick-up truck)이다. 픽업트럭 공개 현장에는 미국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짐칸 덮개가 없는 소형 트럭인 픽업트럭은 ‘기름(가솔린) 먹는 하마’여서 다른 나라에서는 찬밥 신세지만 미국에서는 골수팬이 많다. 레저용으로 미드 사이즈 트럭, 개인 사업용이나 여행용으로는 풀 사이즈 트럭이 인기다. 풀 사이즈 트럭이 도로에서 많이 보이면 경기가 활성화됐다는 뜻으로 여겨진다. 일거리가 늘어났고, 놀러가는 사람도 많아졌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자동차시장은 침체에서 벗어나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 지난해 미국 자동차 내수 판매실적은 전년보다 5.9% 늘어난 1653만대로 2005년 이후 실적이 가장 좋다. 이 중 232만대가 픽업트럭이다. 7대중 1대꼴이다. 올해 내수 실적은 2001년 이후 최고치인 17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명한 픽업트럭으로는 포드의 F-시리즈, 닷지의 다코타와 램, 쉐보레 실버라도와 콜로라도, 도요타 툰트라, 닛산 타이탄 등이 있다. 12일(현지시간) 발표된 ‘2015 북미 올해의 차’ 트럭 분야에서는 포드 F-150이 수상했다.
포드는 여세를 몰아 F-150 신모델 ‘랩터’도 공개했다. 크라이슬러 닷지 램도 신형 픽업트럭 ‘램 1500레벨’을 내놨다. GM은 새로운 모델을 선보이지 않았지만 실버라도와 콜로라도를 전시에 신경쓴 흔적이 역력했다.
포드, GM, 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뿐 아니라 닛산과 도요타도 픽업트럭에 공을 들였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최고경영자는 새로워진 ‘타이탄’ 공개 행사를 직접 진행하기도 했다. 닛산은 전시장 전부를 타이탄으로 꾸몄다. 도요타는 신형 타코마를 선보였다.
현대차도 크로스오버 트럭 콘셉트카 ‘HCD-15(싼타크루즈)’를 공개하면서 ‘픽업트럭시장 간 보기’에 들어갔다. 공개 직후 오토쇼가 열리는 코보센터 관문에 싼타크루즈 대형 플랜카드도 내걸었다.
HCD-15는 대형 헥사고날(Hexagonal) 라디에이터 그릴과 함께 강렬한 캐릭터 라인을 적용해 역동성을 강조했다. 또 뒷좌석 탑승 편의성을 향상시킨 수어사이드 도어를 채택했다. 루 및 적재함에 설치된 미끄럼 방지용 패드 등을 통해 스타일과 실용성을 추구했다.
또한 소형 CUV 수준의 비교적 짧은 휠베이스(축간거리)를 갖춰 정글이나 산악지대 등 험로에서의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다. 좁은 공간에서의 주차가 가능해 기존 픽업트럭들의 단점을 보완했다.190마력의 친환경 2.0
연비를 20% 높은게 특징이다.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차 부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싼타크루즈를 통해 시장 반응을 살펴본 뒤 공식 출시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싼타크루즈로 미국 픽업트럭 시장을 픽업(pick up)할 수 있을지 검토중이라는 얘기다.
[디트로이트=최기성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