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판을 뒤흔들 다크호스라는 평가와 다르게 너무 허무했다. 마치 신기루처럼 중국의 돌풍은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벽은 높았다. 아시아의 강호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엔 갈 길이 멀었다.
중국은 22일 오후 7시30분(한국시간)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호주전에서 0-2로 졌다. 후반 4분과 후반 20분 팀 케이힐(뉴욕 레드 불스)에게 연속 실점하며 무릎을 꿇었다.
싱거운 한판이었다. 중국은 호주를 전혀 위협하지 못했다. 실력 차를 실감해야 했다. 앞서 열린 한국-우즈베키스탄전에서 서로 치고 받으며 펼쳤던 승부의 쫄깃함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점유율 33.5%-66.5%, 슈팅 11-22, 유효슈팅 5-9, 패스 288-578 등 기록만 살펴도 중국이 호주에게 얼마나 밀렸는지를 잘 알 수 있다.
중국은 조별리그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우즈베키스탄, 북한을 차례로 이겼다. 역대 아시안컵에서 조별리그를 전승으로 통과한 건 처음이었다. 중국으로선 ‘쾌거’였다.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과 알렝 페렝 감독의 지도 아래, 눈에 띄게 성장했다. 달라지고 강해진 중국을 보여줬다. 하지만 8강에선 그런 게 전혀 보이지 않았다. 고양이 앞의 쥐 신세 마냥 호주 앞에서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 중국(왼쪽)은 힘 한 번 못 써보고 호주에 완패하며 아시안컵 8강서 탈락했다. 사진(호주 브리즈번)=AFPBBNews=News1 |
초반 흐름은 분명 나쁘지 않았다. 중국은 경기 초반부터 간결한 공격으로 호주의 수비를 위협했다. 그러나 중국은 지나치게 수비에 집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중국은 수비만 했다. 역습 전개가 전혀 안 됐다. 자연스레 호주는 점유율은 올리면서 중국을 요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버페이스에 가까웠다. 불안했다. 득점 실패 시 120분을 견뎌야 했는데 그렇기에는 중국 선수들의 조절이 부족했다. 결국 후반 4분 케이힐의 오버헤드킥 한방에 와르르 무너졌다. 짜임새 있고 타이트하게 호주를 괴롭히던 중국 수비는 시간이 지날수록 집중력 저하를 드러냈다. 호주는 느슨해진 중국 수비를 피해 날카로운 공격을 펼치더니 후반 20분 쐐기골을 넣었다.
중국은 이 과정에서 한 게 없다. 반격을 펼쳐야 했지만 전혀 그렇지 못했다. 몇몇 선수의 중거리 슈팅에 의존할 뿐, 만들어가는 과정이 없었다. 오버페이스
과거로 회귀였다. 조별리그에서 보여준 자신들의 장점을 스스로 덮었다. 하던대로 하지 않았으며 지나친 소극적이고 방어적으로 하다가 경기를 그르쳤다. 중국은 자멸과 함께 만리장성 축구를 ‘거품’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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