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진출 첫해부터 일본 무대를 평정한 오승환(33·한신 타이거즈)이 몸만들기에 한창이다. 오승환은 지난달 27일 괌으로 건너가 자율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오승환의 괌 자율훈련은 삼성 시절부터 이어진 것이다. 지난해 한신에 입단한 뒤에도 괌에서 자율훈련을 가졌고, 오승환이 좋은 성적을 내자 한신의 동료들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올해는 젊은 투수들인 가네다 카즈유키(25)와 이와모토 아키라(23)가 괌 캠프에 함께했다.
↑ 오승환이 임창용, 송산 스포츠인텔리전스 팀장 등과 함께 훈련 이후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괌)=김원익 기자 |
이제 오승환은 25일 다시 한국으로 들어왔다가 27일 오사카로 떠난다. 이후 2월1일부터 오키나와에서 열리는 스프링캠프에 참가한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는 오승환을 기다리는 반가운 손님이 있다. 바로 한신 출신의 레전드 투수인 에나쓰 유타카다. 에나쓰 유타가는 1967년 한신에 입단해 프로생활을 시작해 통산 206승158패, 193세이브를 기록한 좌완투수다. 특히 에나쓰가 1968년 기록한 401 탈삼진은 아직 깨지지 않았다. 현재는 TV오사카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선수시절 말년에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에나쓰는 이번 오키나와 캠프에서 임시코치로 초빙됐다. 그는 오승환을 눈여겨 보고 있다고 한다. 한신 구단관계자에 따르면 에나쓰는 “(오승환이)본래 일본 야구계에서 고속 슬라이더를 가장 잘 던지는 투수이지만, 지난 시즌 도중부터 자세가 바뀌고 위력이 없어졌다”며 “떨어지는 공을 던지려고 한 것이 영향일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에나쓰의 조언은 오승환에게도 나쁘지 않다. 오승환도 “떨어지는 공인 투심을 좀 더 보완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세이브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6블론세이브도 머릿속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알지 못하는 미묘한 단점을 레전드의 시선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소득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오승환의 개성을 모두 바꿀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오승환의 독특한 투구폼(투구시 왼발이 두 번 땅에 끌리는 것)은
물론 에나쓰도 오승환의 투구를 전면적으로 뜯어고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과거 레전드와 현존하는 레전드의 만남이 기대를 가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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