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5년 홈쇼핑 첫방송 시청 장면(왼쪽), 최초판매상품 뻐꾸기시계(오른쪽) |
“뻐꾹~”
1995년 8월 1일, 7만8000원짜리 뻐꾸기시계를 판매하며 국내 최초로 홈쇼핑(당시 HSTV, 현 CJ오쇼핑) 방송이 시작됐다.
TV홈쇼핑이 생겨난 지 햇수로 20년째인 올해 시장 규모는 1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1995년 TV홈쇼핑 출범 첫해 매출(34억 원)의 3235배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현재 국내 TV홈쇼핑 이용자가 1500만∼16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렇듯 소매업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매출액으로 볼 때 한국의 TV홈쇼핑은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 있다. 유통 채널로서 입지를 굳혀 온 TV홈쇼핑을 들여다보면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다. 사회적 관심사, 소비자 환경, 업체의 주력 상품 등에 따라 달라지는 시대별 히트상품을 알아보자.
◆ 1995~1999년, 주방 및 가정용품에 한정
TV홈쇼핑 초창기라고 할 수 있는 1995년부터 1999년에는 주로 저가 주방용품 및 가정용품이 히트상품으로 꼽혔다. 녹즙기, 도깨비방망이, 다기능 요리도구, 청소용품 등 대부분 집안 살림에 쓰는 제품들이었다.
◆ 2000~2004년, 제품의 양과 질 모두 고려
2000년부터 2004년에는 이전에 비해 히트상품의 종류가 다양해졌다. 홈쇼핑이 ‘살림살이 가게’ 이미지에서 벗어나 언더웨어, 식품, 가전제품부터 여행상품이나 공영관람권과 같은 서비스 상품까지 폭넓은 제품군이 등장했다. 또한 인터넷이 보편화되기 시작하면서 삼성, 컴팩 등 가정용 컴퓨터가 히트상품에 이름을 올렸다. 홈쇼핑에서 보험 방송이 처음 시작된 것도 2003년 말이었다.
더불어 제품의 양뿐만 아니라 질까지 고려했다. 디자이너 브랜드가 확대되고 가격과 품질,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며 고객 만족도가 높아졌다. CJ오쇼핑에서는 자체 언더웨어 브랜드 ‘피델리아’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 2005년~2009년, 더 이상 주부의 전유물이 아니다
2005년부터 2009년은 우수한 품질력으로 인정받은 브랜드들이 히트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따라 각 홈쇼핑 업체들은 차별화된 상품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댕기머리’ ‘안동 간고등어’ ‘수려한’ 등 검증된 상품들이 인기를 얻었다.
또한 고객층이 기존 40대 이상 여성에 한정됐지만 이 시기 남성 그리고 젊은 고객들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겨냥한 제품이 나왔다. 이를 통해 이미용 상품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누구나 쉽게 트렌디한 메이크업과 헤어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품들이 젊은 고객층으로부터 많은 지지를 얻었다. ‘SEP’ ‘블로우 매직’ 등 셀프 이미용 제품들이 히트상품에 선정됐다.
↑ 2014년 9월 ‘유난희 쇼’ 론칭 모습 |
◆ 2010년 이후, 패션·뷰티 ‘내가 제일 잘 나가’
2010년 이후에는 패션 제품이 홈쇼핑 히트상품 목록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홈쇼핑의 주력 상품으로 등극했다. 2010년 CJ오쇼핑에서는 ‘피델리아’ ‘아키바이 아시다미와’를 비롯해 ‘뱅뱅’ ‘끌로엘제이’ 등 총 5개의 패션 브랜드가 상품 판매 순위 TOP10 내에 들었다. 2011년엔 7개, 2012년엔 8개, 2013년은 9개로 패션 브랜드가 확대됐다.
◆ 홈쇼핑의 새로운 트렌드, 내 집 꾸미기
최근 홈쇼핑에서 인테리어 매출이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이 같은 소비자의 요구에 발맞춰 홈쇼핑 업계는 인테리어 카테고리를 육성·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과거에는 인테리어 제품을 주로 백화점이나 브랜드 로드숍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브랜드와 상품력을 갖춘 인테리어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대로 구매할 수 있는 홈쇼핑이 유통 창구로서 각광 받기 시작했다.
실제 CJ오쇼핑에서는 인테리어 관련 상품(시스템 가구, 생활 가구, 인테리어 소품)을 지난 2008년 520억원 가량 취급했지만 5년 후인 2013년 50% 이상 늘어난 79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이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해 12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홈쇼핑은 기본적으로 정(情), 가족을 떠나서는 상품이 다양하게 구성될 수 없다”고 밝혔다.
패션·뷰티 소비가 강화된 현상에 대해서는 “과거 가부장적, 대가족적이었던 구조에서 최근 1인 가구가 많아지는 시대상과 무
이어 요즘 홈쇼핑계에서 인테리어 관련 매출이 늘고 있는 점은 “유행이 돌고 돌듯 자신만을 꾸미는데서 나아가 가정을 생각하는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며 “집 안을 가꾸기 위한 인테리어 품목이 소비 트렌드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김지혜 기자 kjh103206@mkintern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