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나 기업의 기부로 연탄을 구입해 소외계층에게 나눠주는 연탄은행이라는 시민단체가 있는데요.
이 연탄은행에 연탄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경기침체로 기부액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순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찬물로 설거지를 해야 하는 88살 이자용 할아버지.
꽁꽁 얼어버린 손을 연탄 난로에 녹여보지만, 마음은 한겨울입니다.
시민단체로부터 지원받는 연탄이 지난해 3백 장에서 올해 2백 장으로 크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추가 지원이 없다면 두 달도 채 버티기 힘듭니다.
▶ 인터뷰 : 이자용 / 서울 도봉동
- "(지난해는) 11월 초에 왔었는데 (올해는) 벌써 12월 달 아니에요. 오늘 처음 오는 거니까…앞으로 얼마나 더 줄지 모르겠네요."
90대 노모를 모시고 사는 74살 이영례 할머니도 속이 타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날은 추워지고 있지만, 맘 편히 연탄을 땔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지원받는 연탄이 줄어든 데다 고지대라 돈을 주고 사려 해도 쉽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이영례 / 서울 도봉동
- "높이 사니까 연탄 배달 잘 안 해주죠. 많이 힘들어요. 기름 때자니 너무 비싸니까 연탄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고요."
시민들과 기업의 기부금으로 연탄을 사서 소외계층에 나눠주는 연탄은행이 있지만, 올해는 기부금이 크게 줄어든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 스탠딩 : 김순철 / 기자
- "작년 이맘때 연탄은행은 약 3백만 장을 후원받았지만 올해는 절반 수준인 160만 장에 그쳤습니다."
연탄을 지원받아야 하는 이른바 '에너지 빈곤층'은 약 10만 가구로 추산됩니다.
연탄 한 장의 원가는 5백 원에 불과하지만, 도움의 손길이 줄면서 이들은 그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게 됐습니다.
MBN뉴스 김순철입니다 [liberty@mbn.co.kr]
영상취재 : 한영광, 최대웅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