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분당신도시 정자동 한솔마을 5단지(좌)와 서판교 부영아파트(우) 모습. 출처 매경DB] |
‘공용관리비’는 일반관리비나 미화비, 경비비, 소독비 등 아파트 단지를 관리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을, ‘공용사용료’는 정화조 오물수수료, 생활폐기물수수료, 아파트 보험료 등이다. 또 ‘장기수선충당금’은 아파트 단지 주요시설의 교체 및 보수를 하기 위해 주택 소유자로부터 징수해 적립하는 예비비의 성격을 띤다.
위 3가지는 아파트라는 공간에 거주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을 각 세대가 균일하게 부담하는 일종의 공동비용이다. 반면, ‘전용사용료’는 말 그대로 입주민들이 각 세대에서 사용한 난방비나 전기세 등을 사용한 만큼 부과하는 개별비용이다.
전용사용료의 경우 사용한 만큼 부과되기 때문에 세대별 생활방식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공동비용(공용관리비+공용사용료+장기수선충당금)에 해당하는 관리비는 다르다. 같은 지역에 입지하고 있어도 세대수나 면적, 층고, 연식, 단지내 부대시설 종류 등에 따라 부과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에 1기 신도시인 분당(9만846가구)과 2기 신도시인 판교(2만5106가구)가 입지하는 성남시를 대상으로 동일한 시점에 부과되는 관리비가 개별요인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한 결과,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에 입력된 2014년 7월 분당과 판교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장기수선충당금에서 발생했다.
분당과 판교 모두 공용관리비와 공용사용료 등 아파트 단지를 관리하는데 필요한 경비를 균등하게 부과하는 공동비용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장기수선충당금은 전체 관리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분당은 평균 11.1%, 판교는 3.0%로 나타났다.
이는 아파트 연식차이 때문이다. 입주연차 20여년이 경과한 분당 일대는 예비비 성격인 장기수선충당금의 부과가 높게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서현동(13.2%)과, 이매동(11.8%) 등 90년대 초기 입주한 시범단지들이 밀집한 지역은 장기수선충당금 비중이 더 높게 나타났다.
반면 판교의 경우 개별세대가 사용한 만큼 부과하는 전용사용료의 비중이 43.1%로 분당(31.9%)보다 10%p이상 높았다. 이는 관리비 자체가 높다기보다는, 장기수선충당금 비중이 낮은 영향이다. 삼평동(537원/㎡)이나 운중동(564원/㎡), 백현동(569원/㎡)의 전용사용료는 분당구 평균(576원/㎡)보다 낮게 나타났다.
↑ [관리비 항목별 부과비중] |
공용관리비 중에서도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경비비와 일반관리비다. 경비비의 경우 아파트 단지내의 보안을 위해 24시간 경비원이 상주하면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일반관리비는 아파트 단지의 유지관리업무를 총괄하기 때문에 비중이 높다.
↑ [성남시 분당구 공용관리비 세부항목별 부과비중] |
이는 인건비 차이 때문이다. 분당의 경우 아파트 단지 내 보안업무를 대부분 인력이 대체하고 있다. 특히 분당 내 다수 입지한 복도식 아파트의 경우 각 동별로 경비가 상주하는 경우가 많아 그만큼 인건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편이다.
판교는 신규아파트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보안업무가 아파트 통합관리시스템에 의해 이뤄져 상대적으로 분당보다 경비인력이 적다. 하지만 단지 내 다수의 커뮤니티시설이 입지해 있고, 이를 운영관리하기 위한 인력 및 시설의 유지비용이 일반관리비에 포함되며 분당과 차이를 나타낸 것이다.
관리비를 구성하는 항목은 크게 4가지지만, 세세히 구분하면 수십 가지에 달한다. 개별 세대에서 사용하는 부분뿐만 아니라 공동으로 부과되는 금액, 그리고 예비비 성격의 금액까지 관리비에 포함된다.
즉, 수많은 요인이 존재하는 만큼 관리비 결정요인은 많다는 의미다. 세대수를 포함해 승강기수, 관리원수, 위탁서비스, 단지 내 첨단시설 서비스 등 모두가 관리비의 영역이다.
단순히 세대수가 많으면 관리비 부담이 줄어들 것을 기대하는 수요자들이 많지만, 단지 내에서 이용하는 서비스 모두가 관리비에 포함되는 만큼 주택 선택시 이런 부분들을 모두 고려할 수 있는 수요자의 혜안(慧眼)이 필요한 시점이다.
[매경닷컴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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