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1월 10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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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최대 매물로 꼽히는 유선방송업체 씨앤앰(C&M)이 이르면 다음달 매각 작업을 개시한다. 지난 2007년 사모펀드(PEF) 등이 인수할 당시와 비교해 시장 가치가 크게 하락했다는 평가라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씨앤앰 매각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이르면 내달 중순경 씨앤앰 매각을 위한 티저레터(인수안내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르면 내달 중순에서 늦어도 내년 1월에는 씨앤앰 매각 작업이 시작될 것"이라며 "시장 상황을 보고 매각 시기를 세부조율할 것"이라고 밝혔다.
씨앤앰 매각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유력 인수후보로 꼽히는 CJ(헬로비전), SK그룹 등은 예상 매각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인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태광그룹(티브로드) 정도만 최근 매각측에 구체적인 인수가격을 제시하는 등 인수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매각측과 인수측이 원하는 가격의 차이가 큰 상황"이라며 "MBK등 기존 주주측이 큰 양보를 하지 않으면 거래가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MBK파트너스·맥쿼리사모펀드(MKOF)·미래에셋자산운용 등 씨앤앰 주요 주주들은 지난 2007년 총 2조2000억원 이상(차입금 포함)의 자금을 투입해 씨앤앰을 인수했다. 주요 주주들은 인수가격보다 낮게 팔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반면 인수 후보들은 인수가치를 1조2000억~1조5000억원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눈높이 격차가 심한 실정이다.
씨앤앰의 시장 가치는 지난 2007년 매각 당시보다 떨어졌다는 평가다. 인터넷TV(IPTV) 사업자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유선방송사업자 씨앤앰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분석이다. KT(540만명), SK브로드밴드(250만명), LG유플러스(202만명)등을 합친 IPTV 가입자 수는 총 10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씨앤앰 매각이 개시됨에 따라 성공적인 엑시트(투자 회수)를 해야 하는 최대주주 MBK의 압박감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씨앤앰이 편입된 MBK 1호 펀드의 만기가 내년에 도래하고, 차입금 상환도 고려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MBK 1호는 이미 한미캐피탈 등을 팔아 1조원 이상 시세차익을 거뒀지만 다른 포트폴리오에서는 아직 '대박'을 터뜨리지 못했다.
일각선 LG실트론 사태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고펀드의 예를 들어 1세대 사모펀드들이 모두 침체기에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씨앤앰 매각에서 1조원 이상의 손해를 보게 되면 MBK 펀드 전체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손실을 피할 수 없다면 최대한 줄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MBK 관계자는 이와 관련 "아직 매각 작업이 시작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흥행 여부를 논하긴 이른 것 같다"며 "씨앤앰에 관심있는 기업들이 있기 때문에 계속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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