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를 제치고 공모 최대어로 떠오른 제일모직도 다음달 10~11일을 청약일정으로 잡고 본격 상장 절차에 들어갔다.
당초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SDS가 19만원을 넘어서는 공모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여겼다. 하지만 삼성SDS 자체적으로 ‘안정적 주가 성장’이라는 방향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0년 삼성생명 상장 당시 정해진 공모가를 4년째 밑돈 상황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30일 이틀간 국내외 기관투자가 1075곳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벌인 결과 참여한 887곳(92.7%)이 19만원 이상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SDS 측은 “수요예측 결과와 시장상황을 보면서 공동대표주관사와 합의해 결정한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651.5대1에 달했다. 전체 공모규모는 1조1589억원이다. 삼성SDS는 이달 5~6일 이틀간 공모청약을 벌인 뒤 14일 상장할 예정이다. 공모 대상 주식 가운데 20%는 우리사주조합에 우선배정되고 나머지 60%와 20%를 기관과 개인이 나눠 받는다.
지난달 31일 기준 삼성SDS의 장외시장(K-OTC) 가격은 34만1000원에 이른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에서는 상장 첫날 시초가가 다소 높게 형성된 뒤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 규모는 15조원 안팎이지만 시초가와 종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어 큰 의미는 없다는 분석이다. 삼성SDS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분율 11.25%로 그룹 오너 일가 중에서 가장 지분율이 높다. 이 때문에 향후 삼성SDS 지분을 그룹지배구조 개편 등과 맞물려 현금화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져 왔다. IT서비스와 해외물류아웃소싱(BPO) 사업을 벌이는 삼성SDS는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7조468억원, 4825억원을 기록했다.
삼성SDS 공모가가 확정되면서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과 김인주 삼성선물 사장도 최소 수천억 원대 주식을 손에 쥐게 됐다. 이 전 부회장과 김 사장은 각각 320만여 주, 132만여 주를 보유해 공모가 기준 6000억원과 2500억원대에 이른다. 이 전 부회장과 김 사장은 1999년 이건희 회장 자녀들과 함께 삼성SDS의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했다.
아울러 삼성SDS가 보수적 공모가를 산정하면서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는 공모 일정을 확정한 제일모직이 됐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제일모직은 희망공모가를 4만5000~5만3000원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희망가 최하단 4만5000원 기준 공모규모는 1조2937억원에 이른다. 삼성SDS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공모주식은 2874만9950주로 삼성카드·삼성SDI·KCC가 보유 지분을 매각하고 1000만주를 새로 발행하기로 했다. 청약 일정은 다음달 10~11일이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신주로 모집되는 자금을 사업역량 확보와 해외진출 투자재원으로 사용할 예정”이라면서 “공모절차를 마무리한 뒤 연내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제일모직은 지난 7월 삼성에버랜드에서 사명을 바꾸고 패션과 레저(에버랜드), 건설부문에 주력해왔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2260억원, 110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제일모직은 회사가치보다 삼성생명 지분 19.3%를
[윤재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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