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임성한 왕국’은 무너졌다. 임성한 작가가 집필한다는 소식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던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가 ‘시청률 제조기’라는 임 작가의 과거 명성과는 달리 10%대도 넘기 힘든 부진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압구정 백야’의 시작은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지난 6일 첫 방송된 ‘압구정 백야’의 시청률은 9.9%(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높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나름 두 자릿수를 바라보며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의 귀환을 반기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압구정 백야’는 7~8%대를 전전하며 ‘임성한’이라는 명성에 맞지 않게 부진을 겪고 있으며, 심지어 16일 방송은 6.6%로 떨어지기까지 했다. 말았다. 15회까지 평균 시청률이 7.7%를 기록한 ‘압구정 백야’는 27일 방송에서 10.1%로 집계되며 간신히 두 자릿수를 넘길 수 있었다.
여기에 ‘압구정 백야’ 속 주인공 백야(박하나 분) 캐릭터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다는 것도 큰 패착 중 하나다. 오빠 영준(심영탁 분)를 유달리 좋아한 나머지 그와 결혼한 못마땅한 새언니 효경(금단비 분)를 괴롭힌다는 ‘천하에 둘도 없는 나쁜 시누이’라는 설정이 도를 넘은 것이다. 영준과 따로 만나 효경의 흉을 보는 것은 기본, 임신한 효경을 다양한 방법으로 부려먹고 사사건건 시비를 걸며 조금이라도 반항을 하면 가출을 하고 화를 내는 등 패악을 부리는 백야의 모습은 이해하려고 해도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 여기에 “언니도 오빠 회사에 나가서 일하라” “찬밥은 먹어야 하는 것” 등과 같은 발언은 이해는커녕 도리어 공분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다.
이 뿐 아니라 ‘오로라 공주’에서도 지적됐던 개연성 없는 전개와 말풍선, 빨리감기 모션 등 임성한 드라마니까 시도되는 이상한 기법, 여기에 딱딱 끊어지는 임성한 작품 특유의 말투와 극 내용과 상관없이 먹는 정보 가득한 대사들은 더욱 극의 흥미를 떨어뜨리고 있다.
현재 ‘압구정 백야’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하다. 특유의 막장 이야기로 나가려면 전작인 ‘오로라 공주’를 능가해야 하는데, 문제는 ‘오로라 공주’ 자체 역시 기존 막장의 정도를 넘어섰던 작품이었다는 것이다. 즉 막장으로 눈길을 받으려면 암세포 발언보다 더욱 강력한 논란이 탄생해야 하는데, 이미 유체이탈, 빙의, 갑작스러운 사망 등 각종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