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투증권, 사모펀드 운용업 첫 진출…해결 과제는?

우리투자증권이 국내 증권사로서는 처음으로 사모펀드(헤지펀드) 운용업 진출을 앞두고 있어 주목을 받는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은 내년부터 3000억원 규모의 투자자금을 조성해 사모펀드를 직접 운영할 계획이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올해 안에 금융당국에 사모펀드 운용과 관련된 예비인가를 신청해 내년에 본인가를 받아 상반기 내로는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우리투자증권은 해외 유전펀드나 부동산 등으로 투자자산을 더욱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그 동안 우리투자증권은 해외 헤지펀드 사업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왔다. 싱가포르에 운용사인 'WAP'를 따로 운영해 왔을 뿐 아니라 미국 헤지펀드 운용사인 스카이 브릿지 캐피탈과 Legion펀드(멀티전략 재간접 헤지펀드)의 국내 판매 계약 체결을 통해 우정사업부 스카이브릿지 펀드오브헤지펀드(FoHFs·Fund of Hedge Funds) 투자를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해외 투자은행의 펀드 운용 전략을 바탕으로 우리투자증권의 펀드 일부 자금과 모집자금을 운용하는 것에 불과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지금까지 사모펀드의 운용주체는 우리가 아닌 해외 투자은행이었다"며 "하지만 이번에 국내에서 사모펀드 운용업 진출을 처음하게 되면 우리 자금으로 우리 직원들이 직접 전략을 짜고 운용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금융위원회는 증권사 간 인수합병(M&A)으로 자기자본이 증가할 경우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운용업을 우선허용한다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증권사 M&A 촉진을 위한 일종의 인센티브 부여책의 일환이다.
만약 우리투자증권이 사모펀드 운용업 본인가를 내년에 받게 되면 금융당국 인센티브 정책의 첫번째 수혜 증권사가 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올 연말 NH농협증권과 합병이 예정된 우리투자증권이 사모펀드 운용업 진출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는 11월부터 M&A를 추진한 증권사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방안이 금융위 인가를 통해 적용되므로 (사모펀드 운용업 진출) 본인가를 위한 법개정이 따로 필요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만, 자산운용사가 아닌 증권사가 직접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경우가 처음인 만큼 우리투자증권 자체의 내부통제시스템 보완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별도 법인이 아닌 증권사 내에서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기존 사례가 없다보니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해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다"며 "고객 간 또는 회사 간 이해상충이 되지 않게끔 내부통제시스템이 잘 갖춰졌는지에 따라 인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