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게 억류된 영국인 기자 존 캔틀리가 이슬람식 외모로 IS의 선전 영상에 등장했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캔틀리는 IS가 최근 인터넷에 공개한 선전 영상에 검은색 옷을 입고 등장, 마치 방송 기자처럼 IS와 쿠르드족이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코바니의 전황에 대해 설명했다.
캔틀리가 IS의 선전 영상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6번째로, 앞선 5번의 영상에서는 오렌지색 죄수복 차림이었다.
캔틀리는 또 콧수염은 밀고 턱수염은 길렀는데, 이는 IS가 신봉하는 수니파 강성 원리주의를 믿는 살라피스트와 비슷한 외모라고 텔레그래프는 보도했다.
그러나 캔틀리의 이런 외모 변화만으로 그가 이슬람교도가 됐다고 말하기는 무리가 있다.
캔틀리가 처형을 면하기 위해 IS에 협조하는 것처럼 보이려는 것일 수도 있고 캔틀리의 외모를 IS 대원들과 비슷하게 위장해 미국의 무인기나 지역 주민들이 알아채기 힘들게 만들려는 IS의 술책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적어도 당분간은 캔틀리가 다른 서방국 인질들처럼 처형당하지는 않을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고 텔레그래프는 전망했다.
캔틀리는 코바니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영상에서 IS가 코바니의 남부와 동부를 장악하고 있으며 조금씩 나머지 지역으로 진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IS가 코바니에서 밀리고 있다는 서방 언론의 보도와는 상반된 것으로, 캔틀리는 미국 백악관과 쿠르드족이 서방 언론에 거짓 정보를 흘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미군이 19일 쿠르드족에 공수한 무기 중 일부를 IS가 차지했음을 언급한 것으로 미뤄볼 때, 이 영상은 최근에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캔틀리는 2년 전 시리아에서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와 함께 납치됐다.
IS는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동맹이 자신들을 공습하자 폴리를 비롯한 4명의 서방인질들을 차례로 처형했지만, 캔틀리는 선전 영상에 등장시키며 이용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이 같은 IS의 인터넷 선전 활동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서방 국가들
IS 격퇴를 위한 외교활동을 담당한 존 앨런 미국 대통령 특사는 이날 국제연합전선 참가국 회의에서 "IS가 인터넷을 통해 취약한 청년들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부당하다는 점을 알려야만 진정으로 IS를 물리칠 수 있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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