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그들은 제대로 ‘놀 줄 아는 오빠들’이었다. 14년 만에 주경기장에 와서 다 채우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다는 말과 달리 앙코르콘서트 무대에 오른 그룹 지오디(god) 멤버들은 37.8세라는 평균나이가 무색하게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이었고 활기가 넘쳤다.
지난 7월 서울 송파구 잠실보조경기장에서 열렸던 지오디의 콘서트는 끝이 아닌 시작이었다. 다시 돌아온 지오디를 반기는 팬들에 부응해 서울 뿐 아니라 광주, 부산, 대구, 대전을 돌며 뜨거운 여름을 보낸 지오디는 여전히 자신을 기다리는 팬들을 위해 10월25일 서울 주경기장에서 앙코르 콘서트를 마련했다.
여름을 달군 전국투어 콘서트와는 달리 앙코르 콘서트는 밤바람이 제법 서늘한 가을날의 날씨였지만, 무대에 오른 멤버들과 그리고 그들을 향해 ‘떼창’을 선사한 4만 여명의 팬들은 이를 느낄 새도 없었다. 무려 3시간 동안 펼쳐진 앙코르 콘서트는 그야말로 축제의 현장이었으며 왜 지오디가 ‘국내 유일무이한 국민그룹’인지 증명하는 자리가 됐다.
◇ ‘세 시간도 끄떡없다’ 라이브 무대…잠실 주경기장을 가득 메우다
↑ 사진제공=싸이더스 |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지오디의 영원한 막내 김태우와, 미운오리새끼 윤계상, 가장 힘들다는 중간을 맡고 있는 데니안과 70대가 돼도 영원한 오빠 박준형, 그리고 무한긍정을 맡고 있는 손호영까지, 지치지 않는 체력을 보여준 지오디 멤버들은 곧 이어서 댄스곡인 ‘댄스 올 나잇’(Dance All Nigh) ‘스탠드업’(Stand up) ‘니가 필요해’를 연이어서 부르며 관객들을 들썩이게 했다.
초반 무대가 다이나믹 했다면 중반부는 ‘왜’ ‘난 좋아’ ‘우리가 사는 이야기’와 같은 서정적인 발라드를 부르며 가을밤의 감성을 더욱 촉촉하게 적셨다. 감성적인 무대도 지오디는 특별했다. 2, 3층 관객들을 보기 위해 주경기장 중앙에 위치한 무대로 이동하면서 팬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한 것이다. 이 가운데 ‘난 좋아’ 무대는 4만 명 중 단 한 명의 팬을 무대로 초대, 그만을 위해 세레나데를 불러주며 팬들의 탄식과 질투를 동시에 부르기도 했다.
지오디 콘서트의 특징이 있다면 쉴 틈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팬들의 열창으로 힘을 얻은 듯 히트곡인 ‘어머님께’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거짓말’ ‘길’을 부르며 옛 추억에 잠기도록 했다. 추억도 잠시 지오디는 ‘보통날’ ‘0%’ ‘하늘색 약속’ ‘니가 있어야 할 곳’을 부르며 마지막까지 무대 위를 뛰어다녔다. 엔딩곡으로 ‘촛불하나’를 선택한 지오디는 “2014년 함께 한 이 시간들이 우리의 삶에 작은 촛불하나 같은 힘이 됐으면 좋겠다”며 작은 바람을 전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팬들의 앙코르 요청에 다시 등장한 지오디는 지난 22일 발표한 신곡 ‘바람’을 팬들 앞에 라이브로 들려주어주었다. 이후 ‘세이 지오디’(Say god)와 팬들을 위한 노래 ‘하늘색 풍선’으로 앙코르 무대를 꾸민 지오디는 ‘미운오리새끼’로 진짜 앙코르 콘서트를 마무리했다.
◇ 앙코르콘서트의 또 다른 주인공 ‘Fan g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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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의 공백기를 기다리고 다시 돌아온 팬들의 화답은 놀라웠다. 교복을 입고 주경기장을 찾았던 소년, 소녀들은 흐른 시간을 증명하듯 겉모습만큼은 어른이 돼 있었지만, 공연이 펼쳐진 3시간 동안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기억보다 몸이 먼저 떠올리는 노래로 너나 할 것 없이 따라 불렀으며, ‘천의얼굴 윤계상’ ‘절대조각 안데니’ ‘신의소리 김태우’ ‘천사미소 손호영’ ‘우리호프 박준형’ ‘지오디짱’과 같은 응원법은 누가 알려주지 않았음에도 하나된 목소리로 소리쳤다.
팬들의 ‘때창’이 빛을 발한 곡은 ‘다시’였다. 지오디가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팬들이 지오디를 위해 불러주는 노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시’를 부르는 팬들의 함성은 줄어들지 몰랐다. 박준형은 이 같은 팬들의 합창에 “이 곡을 들을 때 기운이 된다. 여러분들은 우리의 힘과 자존심”이라며 감격을 드러냈다.
◇ 앙코르콘서트, 끝이 아닌 시작을 약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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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것만 같았던 세 시간이 금방 흐르고 끝을 알리는 시간, 윤계상은 “정말 행복하다. 내가 왜 망설였는지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다. 사랑해주는 마음 다 담아서 우리 끝까지, 헤어지지 않고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지키겠다”며 마음을 전했으며 손호영은 “꿈인지 현실인지 아직 모르겠다. 언제 또 여기서 공연할지 모르지만 여러분이 있다면 우리도 믿고 모여서 자신 있게 도전해보겠다”고 앞으로도 함께 달려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데니안은 결국 눈물을 쏟고 말았다. “지오디를 쉰 이후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었다. 정말 죽고 싶을 만큼 괴로웠는데 더 열심히 살았던 이유는 언제가 우리 지오디가 다시 뭉치지 않을까 해서였다. 이렇게 공연하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힘든 시기를 견뎠다”며 처음으로 약한 모습을 보여준 데니안은 “지금 너무 행복하다. 주경기장을 채울 수 있을까 걱정 많이 했는데 내 눈앞에 이런 모습을 보여줘서 감사하다. 앞으로 더 악착같이 살면서 행복한 시간들을 죽을 때까지 함께 하고 싶다”고 여린 속마음을 고백했다.
김태우는 “지오디의 8집이 여러분의 큰 소망이 되길 바랐는데, 사실 우리에게 더 큰 꿈과 희망이 생겼다. 이 말도 안 되는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게 도와줘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팬들을 감사의 인사를 했다.
데니안에 이어 박준형도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오늘이 너무 아까워서 놓기가 싫다”며 울먹인 박준형은 “동생들이 내 나이가 됐을 때도 이렇게 뛸 수 있으면 70대가 되더라도 계속지오디로 활동하겠다”고 팬들을 향해 약속했다.
지오디는 오는 11월 미국 LA와 뉴저지에서 개최되는 단독 콘서트로 정규 8집의 활동을 마무리 한다. 이후 지오디의 활동은 아무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