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그룹 윤동한 대표이사가 지주사 지분을 매각하며 현금을 확보하는 한편, 사업회사의 주식은 연달아 매집해 시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가가 많이 오른 한국콜마홀딩스 지분을 낮춰 실탄을 확보함과 동시에 최근 약세를 보인 자회사인 한국콜마의 주가를 관리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윤 회장은 한국콜마홀딩스의 주식 73만5000주(지분율 4.5%)을 왓슨 홀딩스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주당 거래 가격은 2만5650원으로 현재가 대비 40% 가량 할인됐지만 '상호 합의한 조건'이 충족되면 3만9900원에 거래될 전망이다.
윤 대표는 이번 계약으로 지분은 41.3%로 떨어지지만 188억~293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또한 왓슨홀딩스를 대상으로 지난 10일 500억원의 전환사채(CB) 발행하기로 한 것을 감안하면 윤 대표와 한국콜마홀딩스는 약 700억원의 실탄을 손에 쥐게 된 것이다.
시장은 이를 신사업 개척을 위한 디딤돌로 해석하며 호재로 받아들였다. CB 발행을 공시한 후 한국콜마홀딩스의 주가는 거래제한폭까지 하락했지만 다음날 곧바로 회복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도 한국콜마홀딩스는 이번 자금 확보를 통해 화장품·제약 ODM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박나영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향후 자회사 콜마파마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 6월 콜마파마는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주주의 아들의 지분을 늘린 바 있다"고 전했다. 이어 "회사는 콜마파마를 글로벌 제약 CMO 회사로 만든다는 계획도 세운 상태"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회사가 국내외 사업 확장을 위해 인수·합병(M&A)를 검토하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화장품, 제약·건강식품 분야를 중심으로 생산시설을 갖춘 회사를 물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윤 대표의 행보는 우선 자회사인 한국콜마의 자사주 매입으로 이어지고 있다. 윤 대표는 지난 17일에 2만주를 장내 매수한 데 이어, 20일에도 1만주를 추가 매집해 지분을 0.39%로 끌어올렸다. 종가 기준으로 15억500만원 규모다.
최근 한국콜마 주식이 알짜 중국법인의 지주사 편입설 등으로 소외 받고 있다는 평가에 급락하자 경영자가 나서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장은 베이징 콜마를 한국콜마홀딩스로 편입시키려 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사업회사인 한국콜마에 실적, 경영자의 관심 등에 대해 걱정했었다"며 "이번 매입으로 시장 우려가 다소 불식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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