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오래 담글수록 장맛이 우러나오는 법일까. 데뷔한 지 5년 이상 된 중고 스타들이 주목받고 있다. MBC ‘왔다 장보리’에서 ‘국민악녀’로 거듭난 이유리부터 ‘탄산남’ 성혁, 방송가를 휘젓고 있는 이국주까지 데뷔 연차 오래된 ‘묵직한’ 스타들이 ‘신흥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장맛 같은 중고 스타 가운데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 건 단연 이유리다. 이유리는 MBC ‘왔다 장보리’에서 성공에 눈이 먼 악녀 연민정 역을 맡아 주연인 오연서를 압도하는 장악력을 입증했다. 특히 손바닥에 바람을 부는 인상적인 제스처나 입덧하며 웃는 장면 등 수많은 명장면을 안기며 드라마 속 ‘신스틸러’로 입지를 공고히 다졌다. 지난 1999년 MBC ‘베스트극장’으로 연예계에 발을 들인 후 이렇다할 대표작은 없었지만 꾸준하게 배우의 길을 걸어온 그는 마치 그 분풀이라도 하듯 브라운관을 압도하며 존재감을 보여줬다.
같은 작품 속에서 연민정을 저지하는 유일한 세력 문지상을 열연한 성혁 역시 데뷔 후 9년이라는 인내의 시간을 거쳐 기회를 잡은 스타다. 그는 극 중 친딸 비단(김지영 분)과 눈물겨운 부성애를 보여주면서도 자신을 배신한 옛 애인 연민정의 목을 조여가는 복수의 화신으로 변신해 ‘갓지상’ ‘탄산남’ ‘사이다’ 등 다양한 별명을 얻기도 했다.
두 사람의 성공에는 긴 시간 갈고 닦은 연기력은 물론이거니와 흥행에도 흔들리거나 붕 뜨지 않고 자신을 아우를 수 있는 담담한 처세술도 한 몫하고 있다. 성혁은 최근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많이들 알아봐줘서 기분은 좋지만 인기를 가져다 준 캐릭터라고 해서 내게 특별한 의미로 남진 않는다. 다음 작품의 캐릭터에서도 그만큼 인기를 이어가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다고 하더라고 상관없다. 배우에게 그런 배역이 몇 번이나 오겠느냐”며 성숙한 마음가짐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국주 역시 데뷔 후 달콤한 열매를 맛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케이스다. 그는 지난 2006년 MBC 15기 공채 개그맨으로 연예계에 입성했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채 다가올 기회를 노려야 했다. 이후 케이블채널 tvN ‘코미디빅리그’에서 귀여운 ‘식탐녀’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그는 “호로록 호로록” “의~리” 등 여러 유행어를 낳으며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여자 개그우먼 가운데 ‘과도한 건강미’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흥행 주가를 달리는 그는 현재 SBS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 tvN '로맨스가 더 필요해‘ ‘코미디 빅리그’ 푸드TV '셰프를 이겨라‘ 등 여러 프로그램을 맡으면서 제대로 된 전성기를 즐기고 있다.
이국주 소속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20일 오후 MBN스타에 “이국주가 데뷔 후 8년 가까이 되는 시간을 보내며 라디오 게스트, 코미디 프로그램 등을 꾸준히 하면서 많은 사연과 경험을 쌓았다. 아마도 이런 것들이 지금 트렌드와 만나 재미를 유발하면서 사람들이 많이 좋아해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며 “여러가지가 쌓이고 쌓여 지금의 이국주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느지막이 ‘해 뜰 날’을 맞이한 스타들은 이전보다 더 바빠진 행보에 가열차게 기름을 부을 예정이다. 이유리는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일요일이 좋다-런닝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