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인 분양을 실시 중인 서울 화곡동 `강서 힐스테이트` 전경. [사진 제공=현대건설] |
치솟는 전세금에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실수요자가 늘면서 서울 시내 중대형 미분양 아파트가 줄어들고 있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가 2년 전보다 절반으로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2년 말 3418가구에 달했던 서울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해 3157가구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 8월 말 기준 2362가구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준공 후 미분양도 2012년 말 1092가구에서 지난 8월 말 504가구로 뚝 떨어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몇 년간 전세금이 치솟으면서 매매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늘었고, 정부의 주택시장 살리기 정책으로 가격 상승 기대심리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주택시장 훈풍을 타고 건설사들이 미분양, 특히 중대형 미분양에 대해 각종 '당근'을 제시하며 할인 분양에 나선 것도 미분양 급감의 이유로 꼽힌다.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중대형 미분양이 공급 감소에 따른 물량 부족과 건설사들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면서 다시 실수요자 관심을 받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전용면적 84㎡ 초과 중대형 아파트 공급 비율은 2007년 36.5%에서 지난해 11.2%까지 감소했다. 올해는 지난달 말까지 10.5%로 연말에는 한 자릿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대건설이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 분양 중인 '강서 힐스테이트'는 지난달부터 분양가를 최대 21% 할인한 뒤부터 최근 보름 새 100여 가구나 팔려 나갔다. 이 아파트는 2603가구 대단지로 전용면적 128㎡와 152㎡ 일부 가구를 할인 분양 중이다. 전 가구 발코니를 무료 확장해주고, 잔금도 최대 25개월간 유예해준다. 실분양가의 60%에 해당하는 담보대출 이자도 24개월간 연 4% 이자로 대출해준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는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가 할인 분양 중이다.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59~192㎡ 3658가구 규모로 현재 발코니 무료 확장, 계약금 분납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서는 SK건설이 '꿈의 숲 SK뷰'를 분양 중이다. 지하 2층~지상 20층, 6개동, 전용면적 59~84㎡ 504가구로 구성되며 현재 중도금 60% 무이자 혜택을 적용 중이다.
성동구 하왕십리동에서는 '왕십리 뉴타운1구역 텐즈힐'이 일부 중대형에 대해 2500만~4000만원 할인 분양을 하고 있고, 은평구 녹번동에서도 대우건설의 '북한산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2008년 금융위기를 전후해 높은 가격에 분양해 실패했던 서울 시내 중대형이 많다"며 "할인 분양을 통해 적정한 가격이라고 판단되면 전세 대신 내 집 마련 기회로 활용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고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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