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율 90%에 달하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상식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멕시코는 에볼라 환자를 치료한 간호사가 탑승했다는 이유만으로 유람선을 되돌려 보냈고, 미국의 생물무기라는 음모설까지 퍼졌습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멕시코 코수메섬 앞바다.
호화 크루즈 '카니발 매직'이 입항을 거부당하고, 미국 텍사스주로 돌아갑니다.
이 배에는 미국 내 첫 에볼라 감염 사망자를 담당했던 간호사가 타고 있었습니다.
에볼라 증상도 없었고 남편과 함께 격리 조치했지만, 에볼라 공포 앞에서는 소용이 없었습니다.
▶ 인터뷰 : 아일린 마티 / 세계보건기구 에볼라 담당자
- "과도한 조치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에볼라 공포가 크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항공기를 통한 에볼라 감염 공포는 이미 정상적인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발열·구토와 같은 에볼라 유사 증상만 나타나도 비상착륙하고, 에어프랑스 승무원은 에볼라 발생국 운항을 중단하라고 항의했습니다.
급기야는 음모론까지 확산해 라이베리아의 한 신문이 미 국방부가 세계 인구를 줄이려고 만든 생물무기라는 근거없는 괴담을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넷에는 이를 기점으로 미국의 제약사들이 백신을 풀어 떼돈을 벌 것이라는 설, 확산 배후에 세계 엘리트 비밀결사체가 있다는 설까지 떠돌았습니다.
에볼라 공포가 극도의 히스테리로 번지면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에볼라를 감기에 비교하며 합리적인 판단을 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매년 미국인 수천 명이 감기로 죽는데, 에볼라는 감기처럼 공기로 전염되지 않아 자신이 에볼라 의료진을 만났어도 괜찮다고 설득했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백신이 나오지 않는 한 에볼라 공포를 잠재우긴 어려운 상황.
지금까지 집계된 에볼라 사망자는 4천 500여 명, 감염자는 1만 명에 달합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영상편집: 홍승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