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400회를 이어올 수 있었던 그 중심에는 이제는 국민MC가 돼버린 ‘무한도전’의 ‘영원한 유반장’ 유재석이 있었다.
지난 2005년 4월 MBC ‘토요일-무(모)한 도전’이 처음 시작할 당시 그 누구도 지금의 ‘무한도전’의 인기를 가늠한 이는 없었다. 물론 시청자들이 올린 독특한 대결을 벌인다는 소재가 눈길을 끌기는 했지만 그저 그 뿐 이었다. 이는 ‘무한도전’이 2006년 5월6일 프로그램에서 분리되면서 지금의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명을 받고 방송될 때까지만 해도 그랬다.
‘무한도전’이 방송된 9년이라는 시간은 놀라웠다. 400회라는 횟수가 진행될 동안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성장해온 ‘무한도전’은 MBC 간판예능 자리는 물론 어느덧 대한민국 대표 예능이 된지 오래다. ‘평균이하’의 연예인이었던 멤버들은 현재 예능판도를 쥐락펴락 할 정도로 커져있었고, 박명수를 비롯해 정준하 등 대표 노총각으로 분류됐던 멤버들은 현재 노홍철을 제외하면 모두 한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이 됐다.
↑ 사진=무한도전 캡처 |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 시간 속에서 부대끼며 지냈던 ‘무한도전’ 멤버인 만큼 서로에 대해 사소한 것까지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실은 이와 많이 달랐던 것이다. 오히려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 어색해진 이들도 있었고, 너무 익숙해서 무관심해진 이들도 있었다.
400회 오프닝으로 장식된 ‘나 몰라? 퀴즈’는 이런 무한도전 멤버들의 현 상태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가 돼 주었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멤버는 당연 유재석이었다. 정준하 손의 점 위치까지 기억하고 있었던 유재석은 멤버들 중에서도 최고의 성적을 낸 것이다.
이후 두 명씩 짝을 지어 제작진의 개입 없이 24시간을 함께 보낼 팀이 결정 됐다. 유재석과 정형돈은 ‘서로 잘 아는 팀’ 하하와 노홍철은 ‘서로 모르는 팀’ 박명수와 정준하는 ‘서로 관심 없는 팀’으로 나뉘어졌다.
‘서로 관심 없는 팀’ 박명수와 정준하의 경우 서로 맞지 않는 성격과 대립으로 어색한 침묵이 흘렀지만, 그래도 방송을 통해 알게 된 서로의 성향과 심리, 그리고 양보와 배려로 그 어색함들을 풀어나갔다. ‘서로 모르는 팀’이 된 죽마고우 하하와 노홍철 역시 그간의 서먹함을 풀고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풀어나갔다. 이미 한 가정의 가장이 돼 버린 하하와 여전히 자유로운 영혼인 노홍철 사이 넘을 수 없는 근본적인 고민과 갈등은 달라보였으나, 여전한 것은 그들이 절친한 친구라는 것이었다.
눈길을 끌었던 커플은 ‘서로 잘 아는 팀’ 유재석과 정형돈이었다. 좋게 말하면 배려와 양보, 직설적으로 말하면 우유부단한 이들의 행선지는 여러 차례 변동됐다. 처음 목적지인 부산에서 설악산, 정선, 영월, 횡성, 문막을 거처 여주까지. 나오는 도시마다 다 좋다고 즐거워 했던 이들은 차에 탄지 3시간20분만에 목적지를 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후에도 고난은 계속됐다. ‘피리부는 사나이’가 돼 버린 유재석의 인기로 처음 가기로 했던 세종대왕릉도, 명성왕후의 생가도 볼 수 없었던 것이다. 그야말로 남녀노소 관계없이 모든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유재석의 인기를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 사진=무한도전 캡처 |
이날 방송 말미 DJ자리에 앉은 정형돈은 “지난주 방송 도중에 불미스러운 사고가 있었는데 시청자 여러분께 죄송한 마음을 담아서 노래 한 곡 띄워 드린다”며 유재석이 부른 ‘눈, 코, 입’을 소개했고, 이후 유재석의 ‘눈, 코, 입’이 전파를 탔다.
태양의 ‘눈, 코, 입’을 패러디한 유재석은 방송사고에 대한 사과를 가사 안에 풀어내며 시청자들에게 사과했다. 방송사고 캡처 사진 앞에서 ‘무한도전’을 대표해 ‘무한도전’의 방식으로 사과하는 그의 모습은 누가 봐도 ‘무한도전’에 가장 잘 어울리는 리더이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중심이었다.
지난 10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진행됐던 ‘무한도전’ 기자간담회 당시 유재석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만두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할 수 있는 한
400회라는 기간 동안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무한도전’이다. 적어도 지금까지 흘러온 시간 속 보여준 ‘무한도전’ 내 유재석의 공로는 적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 책임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