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0월 10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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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 호반건설, 폴라리스쉬핑.
이 회사들은 건설 해운 등 이른바 '취약업종'에 속한 기업들이다. 업황 불황이 끝을 모르고 진행되면서 경쟁사들 신용등급은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고 있지만 최근 이들 기업은 반대로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돼 이목을 끈다.
10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호반건설 회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BBB+급'에서 한 단계 올린 'A-' 급으로 한 단계 상향 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부채비율이 2009년 116%에서 올해 10% 대로 크게 낮아졌고, 영업에서 벌어들인 잉여자금이 쌓여 풍부한 유동성이 확보돼 있다" 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와 관련해 3125억원 규모 우발채무가 있지만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사업부문이 주택건설 쪽에 집중돼 있어 주택경기에 따라 영업실적 변화가 크다는 점은 호반건설 약점으로 거론돼 왔다. 그러나 회사는 주택 수요예측을 기반으로 선별적으로 공사를 진행하면서 주변 시세 대비 분양가를 낮게 책정해 미분양을 남기지 않는 전략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냈다.
경쟁관계에 있는 중견 건설사들이 부진하면서 호반건설 시공능력순위는 올해 15위를 기록해 지난해(24위)에 비해 큰 폭으로 뛰었다.
앞서 건설사 가운데서 신용등급이 오른 곳은 현대엔지니어링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계열회사인 현대엠코를 합병한 이후 신용등급이 'A+급'에서 'AA-급'으로 올랐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과 신용등급 측면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신용평가사들은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엠코를 흡수한 이후 '시너지 효과'에 주목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전체 매출액의 90%가 해외사업장에서 나오고 있고, 반대로 현대엠코는 전체 매출 90% 국내에서 이뤄지고 있어 합병 효과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기관투자자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달 현대엔지니어링이 2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모집금액의 2배가 넘는 5500억원 규모 청약금이 몰렸다. 연기금과 보험사를 포함한 16개 기관들이 물량을 전액 쓸어갔다.
폴라리스쉬핑은 올해 들어 해운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신용등급이 올랐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5월 폴라리스쉬핑 신용등급을 기존 'BBB-급'에서 'BBB'급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 회사는 대규모 선박투자로 차입금 규모가 확대돼 여전히 재무구조가 불안하기는 하지만 최근 한국남동발전, 포스코 등과 장기운송계약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이들 회사를 제외한 경쟁 건설사와 해운사 등은 지난 2012년 이후부터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돼 왔다.
올해 들어 신용등급이 하락한 기업들은 대부분 건설·해운·조선업종에서 나왔다. 대우건설, 현대상선, 한진해운, 동부건설, 삼부토건 등 대형 건설 및 해운사들도 업황 불황에 따른 실적악화와 신용등급 강등 후폭풍을 피해가지 못했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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