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10시 부산 해운대 우동 영화의전당 야외극장 입구 앞. 서른 명 남짓의 10대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대기 중이다. 이들은 아이돌 그룹 엑소 팬. 이날 오후 8시 상영되는 ‘카트’의 오픈시네마를 위해서 밤을 지새웠다.
이에 앞서 이날 낮 해운대 비프빌리지 야외무대에서 진행되는 ‘카트’의 야외무대 앞에도 20여 명의 팬들이 노숙했다. 엑소의 디오, 도경수를 만나기 위해서다. 도경수는 대형마트의 비정규직 직원들이 부당해고를 당한 이후 이에 맞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에서 여주인공 선희(염정아)의 아들로 출연, 드라마의 한 축을 담당하는 주요한 인물로 나온다. 한 10대 소녀는 “디오 보려고 어젯밤부터 있었다”고 눈을 비볐다.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시네마 섹션에 초청된 영화 ‘카트’ 제작사와 홍보팀 등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달 언론을 대상으로 진행된 ‘카트’ 제작발표회에서 엑소 팬들이 원활한 진행을 방해해 힘들었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는 모든 이에게 오픈돼 있어 더 노심초사다.
올해는 없어졌지만 지난해 있었던 에이판(APN)로드 블루카펫 행사에는 엑소를 보기 위해 많은 소녀팬이 몰려 펜스가 무너지는 사고도 있었다. 사람들 일부가 넘어지고 다치기도 했으나 다행히 큰 부상자는 없었다. 올해 ‘카트’ 행사 진행에 안전사고가 안 일어나게 주의를 기울이는 이유다. ‘카트’ 측은 비상 대기 인력을 배치할 예정이다.
‘다이빙 벨’도 부산국제영화제를 아슬아슬하게 만드는 존재다. 서병수 부산시장 등이 상영금지를 요청해 논란이 됐고,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유족이 상영을 반대하기도 했다. 개막식 전부터 불거진 이슈다.
영화제는 반환점을 돌았다. 톱스타들이 초반 영화제를 달궜고, 이제는 본격적으로 영화들이 관객들 품을 파고들고 있다. 표 경쟁이 치열해 매진 행렬이 이어졌던 초반과는 달리 영화를 볼 수 있는 좌석도 한결 여유로워졌다.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