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그림에서 보면 균형감 있게 내부 2명, 외부 2명 인사가 골고루 2차 후보군으로 압축돼 최종면접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부 컨설팅회사가 실시하는 평판조회에서 돌발변수가 나올 수 있다.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후보 이름이 공개되면서 언론 뿐아니라 노조, 시민단체의 현미경 검증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KB 사태로 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동시 퇴장하는 초유의 사태에서 KB금융그룹을 이끌 제대로 된 최고경영자(CEO)를 뽑아야 한다는 열망도 크다.
이로 인해 과거에 비해 청와대나 금융당국이 개입할 여지는 많지 않아 보인다. 회장을 직접 뽑는 사외이사 9명의 판단력이 중요해졌다.
회추위 내부에선 외부 인사 중 하영구ㆍ이동걸 후보가, 내부 인사로는 윤종규ㆍ김옥찬 후보가 초반에 다소 앞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 KB 내부출신 4인
KB금융에서 2년 이상 근무한 경험이 있는 내부 출신으로 김기홍 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 김옥찬 전 국민은행 부행장,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부사장, 지동현 전 KB국민카드 부사장 등 4명이 이름을 올렸다.
김기홍 전 수석부행장은 1999년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에 의해 금감원 부원장보에 발탁됐고 충북대 교수로 일하면서 국민은행 사외이사로 KB금융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국민은행에서 수석부행장을 거쳐 2007년 지주사 설립기획단장을 맡아 그룹 지배구조 기틀을 다졌다.
김옥찬 전 부행장은 지난해 7월 국민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이건호 전 행장과 경합했다가 물러난 뒤 1년 만에 회장 후보군으로 돌아왔다. 김 전 부행장은 연세대 법학과 출신으로 국민은행에서 30여 년 일한 '재무통'이다. 국민은행 출신이다 보니 주택은행 출신의 견제를 받을 수 있다.
윤종규 전 부사장은 외환은행에 입행한 뒤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획득한 데다 행시 25회(1981년)에 차석으로 필기시험에 붙었지만 학내 시위 전력으로 인해 면접에서 탈락했다. 이후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등을 역임했다.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이 그를 '삼고초려'해 영입했다.
지동현 전 부사장은 금융연구원 출신으로 조흥은행 부행장, LG카드 부사장, KB금융지주 부사장 등을 두루 거쳤다.
◆ 외부 전문가 4인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은 국내 최장수 은행장으로 2001년 한미은행장을 거쳐 2004년부터 통합(한미은행+씨티은행 서울지점) 씨티은행장으로 연임하고 있다. 하 행장은 과거 KB지주 회장 후보로 많이 거론됐고 그동안 고사해왔으나 이번에는 강한 도전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은 40년간의 풍부한 금융권 경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는 2012년 말 금융인 1000여 명의 박근혜 대통령 지지를 이끌어낼 정도로 금융권 마당발이다. 경북사대부고ㆍ영남대를 졸업한 정통 TK 출신이란 점이 강점이면서 약점이다. 이 전 부회장은 "직원들의 자질이 우수한 KB금융그룹이 화합과 소통의 리더십을 기반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솔선수범하겠다"고 말했다.
삼성 출신으로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거친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은 우리은행 파생상품 손실 문제로 금융당국에서 중징계를 받아 1년 만에 중도 하차했다.
황 전 회장은 이 징계에 불복해 낸 소송에서 지난해 최종 승소했다. 황 전 회장은 "KB에서 못다 한 일을 마무리하고 싶다"며 "KB 조직을 강한 조직으로 만듦에 있어 잘할 수 있고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후보군으로 깜짝 등장한 양승우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회장은 KB금융지주에 건강한 기업문화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금융권 경험이 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 회장은"외환위기 때 은행경영평가위원장이었고 현재 대한상
외부 출신은 노조 반발을 넘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국민은행 노조는 외부 인사가 오면 금융노조와 연대해 출근 저지 투쟁 등 반대 투쟁을 전개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강계만 기자 / 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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