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이상철 기자] 28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날, 김신욱(울산)은 또 다쳤다. 경기 도중 재발한 것. 그러나 이를 악물고 뛰었다. 그가 뛰면서 단단했던 북한 수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연장 후반 14분 임창우(대전)의 기적 같은 결승골이 터졌다.
김신욱은 눈에 띄지 않았지만 우승에 보탬이 됐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종아리를 다친 뒤 개점휴업 상태였다. 8강 일본전을 앞두고 팀 훈련에 돌아왔지만 정상적인 상태는 아니었다. 이광종 감독은 ‘최악의 상황’이 아닌 경우, 김신욱 카드를 아꼈다. 그리고 결승 북한전에서 연장 후반 3분 꺼냈고 12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기여를 했다. 이광종 감독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 김신욱은 당당히 28년 만에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의 주역이 됐다. 사진(인천)=한희재 기자 |
김신욱은 대회가 끝난 뒤에야 자신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공개했다. 생각 외로 부상이 심각했던 것. 이광종 감독이 그의 기용을 놓고 조심스러웠던 이유가 있었다. 김신욱은 “괜찮지 않다. 정말 아프다”라며 “하지만 상대를 견제하기 위해 몸 상태를 속였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팀도 속여야 했다. 김신욱은 팀이 흔들리지 않기 위해 고통을 참으면서 훈련을 소화했다. 희생정신이었다.
김신욱은 결승골을 넣은 임창우에 대해 “큰일을 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승부차기를 피한 것만으로도 김신욱은 가슴을 쓸어
그래도 멋쩍게 웃으며 화살을 골키퍼 김승규(울산)에게 돌렸다. 김신욱은 “솔직히 자신이 없었다. 그래도 김승규라는 믿는 구석이 있었다. 그 애는 인간이 아니니 다들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승부차기를 갔더라도 우리가 이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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