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와일드카드 게임에서 접전 끝에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를 제압한 캔자스시티 로열즈가 LA에인절스를 상대로 디비전시리즈를 치른다. 지칠 대로 지친 이들이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1위의 에인절스를 넘을 수 있을까.
히스토리 에인절스는 1961년, 캔자스시티는 1969년 메이저리그에 합류했다. 두 팀이 포스트시즌에서 맞대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캔자스시티는 1985년 이후 29년 만에 디비전시리즈에 진출했다. 29년은 미국 4대 프로스포츠 중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한 가장 긴 시간이었다. 첫 관문이었던 오클랜드와의 와일드카드 게임에서 연장 접전 끝에 역전승을 거두며 디비전시리즈에 올랐다.
↑ 29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오른 캔자스시티는 천신만고 끝에 디비전시리즈에 올랐다. 사진=ⓒAFPBBNews = News1 |
맞대결 시즌 전적은 3승 3패로 동률. 5월 24일부터 26일까지 애너하임, 6월 28일부터 30일까지 캔자스시티에서 3연전을 가졌는데 홈팀이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연장 승부가 1회, 1점 차 승부가 2회 있었다. 6월 30일 캔자스시티 홈경기에서는 캔자스시티가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에인절스의 외야수 마이크 트라웃은 6월 28일 경기에서 구장 가운데 담장 넘어 분수대까지 날아가는 초대형 홈런을 터트려 주목받았다. 캔자스시티의 오마 인판테는 같은 경기에서 만루홈런으로 팀의 8-6 승리를 이끌었다.
선발 일단 양 팀은 애너하임에서 열리는 2차전 선발까지 예고했다. 캔자스시티는 제이슨 바르가스와 요다노 벤추라, 에인절스는 제러드 위버와 맷 슈마커를 출동시킨다.
1차전 선발 바르가스와 위버는 롱비치에 있는 캘리포니아 주립대를 함께 나온 ‘대학 동문’이다. 휴가 계획도 함께 짤 정도로 친한 친구지만, 1차전에서는 적으로 만난다. 바르가스는 에인절스가 익숙하다. 지난 시즌 에인절스에서 뛰며 9승 8패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했다. 에인절스타디움 통산 성적도 20경기 9승 3패 2.86으로 나쁘지 않다. 위버는 이번 시즌 18승 9패 3.59를 기록하며 20승 5패 2.81의 성적을 기록했던 2012년과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차전은 신인 선발의 맞대결이다. 데뷔 첫 해 13승 10패 3.23의 인상적인 성적을 기록한 벤추라는 와일드카드게임에서 구원 투수로 나와 3점 홈런을 허용했던 아픔을 씻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왼쪽 복사근 부상으로 정규시즌 막판에 경기에 나서지 못한 슈마커는 부상의 영향에서 얼마나 회복했느냐가 관건이다.
캔자스시티는 원정에서 바르가스와 벤추라를 내고, 홈에서 제이미 거스리와 와일드카드 게임 피로에서 회복한 제임스 쉴즈를 투입해 승부를 내겠다는 각오다.
이에 맞서는 에인절스는 고민이 많다. 무릎 부상을 당한 가렛 리처즈의 공백을 정규시즌 때는 어떻게 메웠지만, 포스트시즌에서도 그게 가능할지 미지수다. 3, 4차전 등판이 유력한 C.J. 윌슨과 헥터 산티아고는 이번 시즌 기복이 심했다. 선발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에인절스의 방망이는 언제 어떻게 터질지 아무도 모른다. 사진= 조미예 특파원 |
불펜 캔자스시티는 지난 와일드카드 게임에서 연장 승부를 펼치면서 불펜 소모가 많았다. 벤추라를 제외하면 5명의 불펜 투수가 나와 경기를 막았다. 켈빈 에레라가 36개, 그렉 홀랜드가 23개를 던졌다. 브랜든 파네건의 활약(2 1/3이닝 1피안타 1실점)이 없었다면 소모는 더 커졌을 것이다. 이들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피로에서 회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에인절스는 이번 시즌 무려 27명의 불펜 투수를 기용하며 불펜에 많은 변화를 줬다. 개막전 로스터에 포함됐던 불펜 투수 중 살아남은 선수는 단 두 명에 불과할 정도로 변화의 폭이 컸다. 제이슨 그릴리, 비니 페스타노, 휴스턴 스트리트 등이 이적해왔고, 마이크 모린같은 새로운 얼굴도 등장했다. 변화의 결과, 에인절스 불펜은 30승 22패 평균자책점 3.52라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타선 타선의 무게감만 보면 에인절스가 앞선다. 도저히 피해갈 타자가 없다. 9월 들어 부상으로 내리막길이었던 조시 해밀턴도 디비전시리즈에서는 선발 라인업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들이 정규시즌 때처럼 터져준다면? 상대 마운드로서는 방법이 없다. 마운드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에인절스에게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캔자스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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