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안준철 기자] “언니의 결정을 따라서 최선을 다해 금메달을 따겠다.”
양궁 리커브 여자대표팀의 이특영(25·광주시청)은 언니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여기서 언니는 바로 주현정(32·모비스)이었다.
이날 이특영과 정다소미(24·현대백화점), 장혜진(27·LH)으로 이뤄진 여자대표팀은 26일 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벌어진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양궁 리커브 여자 단체전 준결승 인도와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6-0으로 완승했다.
하지만 애초 이 자리는 이특영이 설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치열한 내부 경쟁 끝에 예선라운드가 끝난 지난 24일 정다소미, 장혜진과 함께 단체전 멤버로 결정된 이는 주현정이었다. 이특영은 총점 1점 차이로 탈락했다. 이특영은 경기가 끝난 뒤 아쉬움에 펑펑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다음날 이특영은 또 다시 눈물을 흘려야 했다. 이번에는 아쉬움이 아닌 고마움 때문이다. 고질적인 어깨부상에 시달렸던 주현정이 단체전 출전권을 이특영에게 양보했던 것이다. 자신의 욕심 때문에 팀에 해를 끼치는 게 더 신경이 쓰였던 것이다.
주현정의 양보로 하루만에 다시 출전권을 얻은 이특영은 맏언니 몫 이상을 해냈다. 인도와의 4강전에서도 상대가 무섭게 추격하는 승부처에서 10점을 쏘면서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는 ‘언니 대신 열심히 해야한다’는 책임감 때문이기도 했다.
이특영은 “(주현정)언니 몫까지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면서 “대신 나가는 것이라 부담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을 이겨내는 것 또한 내몫이다”라고 담담
이특영은 “관중들의 열띤 응원 덕에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지금까지 준비를 잘했으니 꼭 금메달을 따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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