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9월 24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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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을 비롯한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감사 시즌을 맞아 ‘개점 휴업'이 예고됐다.
24일 금융투자(IB)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감사원 감사가 시작된 상태에서 국정감사까지 겹쳐 사실상 10월중 중요한 투자 결정을 하기 힘든 상태가 됐다. 이에 국민연금의 결정만 기다리던 몇몇 운용사들은 투자 지연에 애태우게 됐다.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인 국민연금은 올해 특히 감사원 감사와 국정감사 일정이 겹쳐 진행되다보니 감사를 받는 기간이 예년보다 늘어나게 됐다. 감사원은 예비감사를 거친 후 지난 22일 본감사를 시작했다.
기금운용본부의 투자 실무자들이 감사원 파견 직원들에게 투자 과정 등을 설명하기 위해 대기중인 상태라 실질적인 투자 결정을 하고 집행할 여력이 안되는 상황이다.
연금 관계자는 "국민의 소중한 돈을 관리하는 기관이니 감사원 감사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당장 감사업무에 대응 하려다 보면 미래의 투자 결정이 미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연기금 담당자는 "매년 감사원 감사나 국정 감사에 익숙해진 운용역들이 ‘모럴해저드'정도는 아니더라도 수익이 나는 투자구조를 창의적으로 짜려고 하기보다는 감사에서 문제가 안생기는 방향으로 안전하게만 결정하려는 태도가 형성되는 것이 안타깝다"며 "이런 태도가 전체 수익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한 기관 실무자는 "투자과정에 대해 이해도가 높은 사람이면 그나마 나은데, 복잡한 투자전략 등을 설명하기 힘들다 보니 그냥 간편하게 인지도가 있는 운용사에 위탁운용을 맡겨버리는 식으로 투자를 해버리게 된다"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도 미래창조과학부 산하기관이다 보니 국정감사에 대비해 이미 이달부터 투자 실무자들의 여의도 출장이 잦아졌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국감이 겹쳐 다소 업무 진행이 느슨해진 편이나, 올해는 ‘식물국회' 상황이 지속되면서 감사에 대비하는데 들이는 시간이나 품도 더해졌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이다.
교육부 관리감독을 받는 교직원공제회도 국감 일정이 잡히기 전부터 이규택 이사장이 감사 준비를 시작했다. 설립이래 정부로부터 자금 한푼 받은 적이 없지만 매년 국감을 피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교직원공제회 관계자는 "올해는 감사원 감사가 겹치지 않아 그나마 숨통이 트인다"며 "과거 이사장 전횡 비리가 발생한 후부터 투자시스템을 제대로 갖춰 국감때 업무 중단이 벌어지지 않도록 대비했다"라고 밝혔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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