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펀드는 최근 3개월간 4559억원의 시중 자금을 끌어모으며 설정액이 1조6062억원까지 늘어났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2조1938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과 대조적인 움직임이다. 하지만 공모주 펀드 수익률은 올해 신규 상장된 공모주들이 보여준 '대박 수익률'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
1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5일 현재 125개 공모주의 평균 수익률은 올해 들어 2.91%로 국내 혼합형 펀드(3.04%), 국내 채권형 펀드(3.26%)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인터파크INT, 오이솔루션, 창해에탄올, 감마누 등 공모가 대비 시초가 상승률이 100%에 달하는 종목이 속출한 상황을 감안하면 공모주와 공모주 펀드 수익률 간 온도차는 뚜렷하다.
이처럼 공모주 펀드가 공모주 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대부분의 공모주 펀드가 주식 혼합형이나 채권 혼합형으로, 평소에는 주식이나 채권형 펀드처럼 운용되다가 IPO가 있을 때만 공모주 비중을 높이기 때문이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공모주 펀드 가운데 공모주 비중이 10%가 넘는 상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IPO가 있을 때 공모주 청약에 나서더라도 공모주 펀드가 배정받을 수 있는 공모주 물량이 많지 않은 것도 펀드 수익률이 높지 않은 이유 가운데 하나다.
공모주 펀드는 다른 기관과 마찬가지로 기관 청약을 해야 하는데 청약 경쟁률이 높다보니 받을 수 있는 물량이 미미하다. 지난 7월 상장한 트루윈의 기관 청약 경쟁률은 600대1에 달했다. 청약 경쟁률이 600대1이면 6만주를 청약했을 때 겨우 100주를 배정받는다는 의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전문가들은 '공모주 펀드=대박 상품'이라는 잘못된 인식보다는 안정적인 중위험ㆍ중수익 상품이라는 생각으로 투자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은다.
진성남 하이자산운용 이사는 "최근 공모주가 각광받고 있는 것은 대어급 기업들의 IPO가 예고돼 있는데다 '예금금리+α'의 수익을 추구하려는 투자자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로 많은 투자자가 공모주 대박을 꿈꾸기보다는 중위험ㆍ중수익을 추구하는 안정적인 성향의 투자자들"이라며 "롱숏 펀드 대안으로 공모주 펀드를 선택한 사람도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올 들어 자금이 몰린 공모주 펀드들은 안정적인 운용으로 3~4%대 꾸준한 수익을 내고 있다.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공모주 펀드는 '트러스톤공모주알파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으로 올 들어 826억원이 유입됐으며, 3.96%의 수익을 냈다. '하이공모주플러스10증권투자신탁1[채권혼합]'과 '유리트리플알파증권자투자신탁[주식혼합]'도 각각 4.59%와 5.20%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이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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