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1987년 분장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특수 분장의 매력에 빠지게 된 MBC ART 홍기천 부장. 늦은 나이에 특수 분장 세계에 발을 디딘 홍기천 부장은 영화 속 특수 분장을 참고자료로 삼아 연습에 매진했다.
‘M’으로 빛을 본 후 의학드라마 ‘종합병원 1, 2’ ‘닥터진’ ‘뉴하트’ ‘메디컬탑틴’ ‘마의’ 공포작 ‘혼’ 등 다양한 작품에 합류해 특수 분장의 참 맛을 관객들에게 전달했다. 총 150편 이상의 작품에 특수 분장, 분장 등으로 참여했고, 쌓인 필모그래피만큼 홍기천 부장의 실력도 늘어 갈수록 섬세해졌다.
“다들 ‘M’이 CG인 줄 아는데 눈만 빼고 몸이 부푼 건 특수 분장이다. 몸에 풍선을 넣어 부풀게 한 것이다. 난 특수 분장 뿐 아니라 메이크업도 함께 하기에 힘들다. (웃음) 전체적으로 봐야 되니까. ‘다모’ 때는 분장부터 특수 분장, 스틸 사진, 메이킹까지 다 작업했다. 본래 특수 분장은 분장(메이크업)을 기본적으로 해야 가능한 일이다. 무조건 피를 흘리는 것만이 상처가 아니다.”
↑ 사진제공=홍기천 부장 |
“창조적인 맛이 있다. (웃음) 남들이 쉽게 하지 않는 걸 해보고 싶었다. 특수 분장 덕분에 불가능은 없다는 것을 느꼈다. 물론 처음 작품을 분석하고 이미지와 맞을까 등을 생각할 때는 고통스럽다. 시청자들의 눈엔 어떻게 보일까, 상처, 분장의 차이 등도 고려해야되기에 어렵다. 무엇보다 특수 분장일이 늘 있는 게 아니다. 없을 때는 6개월 이상도 없다. 공백기 동안 연구를 하고 노력해야 따라잡을 수 있다.”
“특수 분장 분야가 어려운 게 소품, 의상 등은 만져도 망가지지 않는다. 그러나 특수 분장은 사람에게 직접 하는 것이라 잘 망가진다. 옆에 붙어서 수정해줘야 되기에 힘들다. 한 번 촬영하고 난 후 새롭게 제작해야 된다. 한번 쓰면 무조건 버린다. 끝이 얇기에 붙였다 떼면 너덜너덜해진다.”
100%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 특수 분장. 특수 분장가들의 노력에도 스포트라이트는 감독 또는 배우의 몫이다. 또한 과거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특수 분장가들의 상황은 열악하며 지원이 시급하다.
“영화 관계자들은 특수 분장가들의 능력을 인정해주고 알아줘야 된다. 미국은 100편 중 80편 이상에 특수 분장이 들어간다. 덕분에 CG도 함께 발전한다. 할리우드는 참고할 만한 자료도 많고 특수 분장가들을 위한 환경이 좋다. 반면, 우리나라는 시장성도 작고 기대만큼 전망이 어둡다. 일부 영화에 아주 잠깐 특수 분장이 들어가기에 아무리 노력해도 생계유지도 어렵고 기술 개발도 안 된다. 우선 특수 분장 기술을 발전시킬 기회가 적다.”
↑ 사진제공=홍기천 부장 |
“휴지, 솜, 오징어 껍질, 김 등을 이용하곤 한다. 오징어 껍질을 얇게 벗겨 접착제를 바르면 반투명하게 변한다. 마치 피부색 같다. 상처 분장에는 제격이다. 또 휴지로는 오돌토돌한 상처 분장을 할 수 있다. 오징어 껍질로 드라마 ‘아일랜드’ 속 수술장면을 촬영해봤다. 급하게 연락이 와서 오징어를 사가지고 현장에 갔다. 그런데 촬영 전 누가 오징어를 먹었다. (웃음) 당황했지만 다시 오징어를 구입해 촬영을 시작했다.”
특히 홍기천 부장은 좀 더 실감나는 특수 분장을 위해 도살장은 물론 시체 부검실, 화상 병동 등도 방문한 적이 있다. 시간 별 상처의 변화, 피의 변화, 죽은 이유에 대한 차이, 각 병원 별 환자들 특징 등을 관찰한 덕에 자연스러운 작품을 제작할 수 있었다.
현재도 특수 분장 기술 개발을 위해 꾸준히 노력 중이라고.
“전시장을 가면 어디에나 곤충뿐이다. 꿈에서나 볼 수 있는 요정세계는 없더라. 때문에 기회가 되면 요정들의 세계를 스토리로 꾸며 전시하고 싶다. 스토리 식으로 보면서 어른과 아이들이 함께 이야기 나누는 그런 전시회를 열고 싶다. 열심히 집에서 작업하고 있다. (웃음)”
↑ 사진제공=홍기천 부장 |
“특수 분장은 정말 창조적인 직업이기에 매우 매력적이다. 늘 모험을 하지 않으면 성공할 길이 없다. 물론 불가능은 있지만 불가능이 없다고 생각하고 작업해야 된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