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김원익 기자] 부상에도 중견수 수비를 자청한 펠릭스 피에의 열정이 결과적으로 송구실책이라는 독으로 작용하고 말았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다시 지독한 실책과 빈공의 악령에 발목을 잡히며 4연패 수렁에 빠졌다. 한화는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전서 1-6 패배를 당했다. 이로써 한화는 지난 9일 넥센전 이후 4경기를 내리 패하면서 4강 희망의 미약한 불씨마저 희미해지고 말았다.
경기 초반 실책으로 흐름을 내준 이후 지독한 빈공에 시달렸다. 이날 한화는 7개의 안타와 3개의 볼넷을 얻어냈지만 그마저도 산발이었고 집중력이 부족했다. 특히 센터라인의 중견수 펠릭스 피에와 포수 정범모가 범한 실책이 초반 흐름을 내주는 독이 됐다.
↑ 사진=MK스포츠 DB |
피에는 왼쪽 어깨가 안좋은 상황이었던 피에는 정상적인 오버스로우 송구가 아닌 사이드스로우 송구를 했고, 결국 실책이 나왔다. 이어 유창식은 정수빈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맞고 허무하게 첫 실점을 했다.
여기에는 숨겨진 안타까운 사연이 있있다. 당초 피에는 5일 대구 삼성전 1회말 박한이의 타구를 처리하던 중 대구구장 담장에 충돌해 왼쪽 어깨 부상을 당했다. 팔을 제대로 돌릴 수 없을 정도의 부상.
피에는 이후 4경기를 내리 결장한 이후 11일 지명타자로 출장했다. 그런데 이후 12일에는 바로 중견수로 나섰고, 1회 사단이 벌어졌다.
한화 관계자에 따르면 “피에 선수 본인이 팀의 4연패를 끊어야 하는 상황에서 ‘내가 중견수로 나와야 팀 전력이 더 강해진다’고 말하며 본인이 중견수로 나가겠다고 자청했다”며 “코칭스태프 또한 피에가 제대로 된 송구를 할 수 없는 걸 알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피에가 부상 정도를 숨겼거나 한화 코칭스태프 쪽에서 일방적으로 출전을 강요한 것이 아닌 피에의 열정어린 선택이 안타까운 결과로 나타난 것.
열정의 투혼이 담긴 선택이었지만 이는 초반 흐름을 내주는 결과로 작용하고 말았다. 1회 실점 이후 유창식은 볼넷과 또 한번의 실책에 흔들리며 결국 무너져 4회까지 6실점을 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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