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레이디스코드 권리세의 치료를 맡고 있는 수원 아주대병원 측에 일체 함구령이 내려졌다. 환자 상태나 정보를 알려주지 않는 것이 의료법상 당연한 일이지만 병원 측 심적 부담이 크다는 전언이다.
4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취재 결과, 권리세의 집도의는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 이국종 교수가 아닌 같은 팀 김영환 교수로 확인됐다.
김영환 교수는 2002년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아산병원 외과 전공의 과정과 임상강사를 거쳐 현재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진료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중증외상환자를 다루는 외상외과가 전문 진료 분야로 이국종·정경원 교수와 함께 한 팀은 맞다.
이국종 교수는 지난 2011년 소말리아 해적 사건 당시 생명이 위태로웠던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을 치료한 바 있다. 그는 MBC 드라마 ‘골든타임’의 등장인물 중 최인혁 교수의 실제 모델로도 유명하다. 이번 권리세의 수술에도 그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집중됐던 터다.
아주대병원 측은 이국종 교수가 권리세의 주치의가 아니라는 점만 확인해 줄 뿐, 집도의인 김영환 교수의 신원조차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 병원 관계자는 “권리세 씨의 상태에 대해 그 어떤 발언도 할 수 없다”며 “집도의가 누구인지조차 알릴 지 말지 고심된다”고 말했다.
병원 관계자들은 공인이나 연예인이 내원시 고충을 호소하기도 한다. 언론과 대중의 관심이 쏠리다보니 환자 상태를 섣불리 얘기했다가 큰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간혹 공식 브리핑을 통해 설명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개인 사생활 보호를 위해 오히려 방어막을 쳐줘야 하는 입장이어서 곤혹스럽다고 병원 관계자들은 호소한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권리세 씨는 사생활 보호 측면이라기보다 한사람의 생명이 걸린 문제인 만큼 병원 측에서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면서 “집도의조차 밝히기 꺼려하는 건 (여느 환자나 마찬가지지만) 반드시 그를 살려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는 이야기다. 이런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코멘트조차 하기 어렵다.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레이디스코드 소속사 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권리세는 지난 3일 오전 9시 30분께 혈압이 급격히 낮아져 수술을 중단하고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고 있지만 여전히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다. 수술 재개 여부도 아직 예측하기 어려우나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있지만 언제든 수술을 재개할 준비와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이와 관련한 걱정은 없다.
의료계에 따르면 아주대병원은 중급 권역 중증외상센터로 지정이 된 곳이라 경쟁력을 충분히 갖췄다는 설명이다. 중증외상센터란 교통·추락사고 등 일반 응급실에서의 처치 범위를 넘어서는 다발성 골절·출혈 환자를 병원 도착 즉시 수술·치료할 수 있는 시설·장비·인력을 갖춘 곳을 이른다.
국가 정부에서 시설비 80억·인건비 20억 등 총 100억원 규모의 지원을 받는다. 현재 정식 센터로서 문을 연 곳은 인천 길병원과 목포 한국병원 두 곳뿐이다. 아주대병원은 정식 센터로 문을 열기 위해 자격을 얻은 10곳 중 하나다.
앞서 3일 오전 1시 23분께 영동고속도로 인천 방향 43km 지점 신갈분기점 부근에서 레이디스코드가 탄 승합차는 갓길 방호벽을 들이받아 전복됐다. 빗길에서 바퀴가 빠지면서 차량이 몇 차례 회전을 한 뒤였다는 소속사 측 주장이 사고 당시 나왔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경찰 조사 중이나 이로 인해 멤버 은비가 인근 병원으로 후송 중 숨졌다. 권리세는 중태, 소정은 골절상을 입어 수술을 앞두고 있다. 은비의 발인은 5일 오전 8시 엄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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