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MBC 수목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 대한 안방극장의 기대는 그리 크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재벌남인 남자주인공 건(장혁 분)과 착한게 유일한 개성인 이름마저 평범한 미영(장나라 분)의 사랑이야기는 아무리 좋게 본다고 한들, 그동안 질리도록 봐 왔던 ‘현실성 없는 신데렐라 스토리’의 드라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생면부지에 가까웠던 이들이 인연을 쌓아나가게 된 방법은 다름 아닌 하룻밤 실수로 인한 임신이었다. 다 큰 성인인 미영이 단지 갑자기 기침이 난다는 이유로 우리나라도 아닌 마카오 분수 속에, 정체도 알지 못하는 음료수를 마신다는 설정은 건과 하룻밤을 보내기 위해 억지로 집어넣은 듯 개연성마저 없어보였다. 유치한 신데렐라 스토리에 자극적인 하룻밤 임신이라는 소재 등은 ‘운명처럼 널 사랑해’를 인기작으로 올려놓기 부족해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는 상황 속에서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유쾌한 반란을 꾀하기 시작했다. 초반 ‘운명처럼 널 사랑해’ 인기의 주인공은 재벌남 3세로 변신한 장혁이었다. 초반 ‘움화하하하’로 표현되는 음흉한 웃음소리 하나만으로도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장혁은 몸을 사리지 않는 분장과 개그로 로맨틱코미디에서 ‘코미디’ 영역에 충실하며 웃음을 선사해 주었다. 장혁이 코믹을 맡았다면, 상대역인 장나라는 ‘로맨스’에 집중해 자칫 지나치게 가벼워 질 수 있는 극의 중심을 잡아 나갔다.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주연배우 장혁과 장나라 뿐 아니라 주조연 배우까지 각자가 맡은 역할의 개성과 매력을 높이며 극을 이끌어나갔다.
↑ 사진=운명처럼 널 사랑해 캡처 |
착한 캐릭터와 배우들의 코믹연기로 동화 같은 드라마를 만들어낸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첫 방송 이후 꾸준한 시청률 상승세를 기록하며 단번에 치열했던 수목드라마 시청률 판도에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드라마를 애청자 사이에서 ‘운명처럼 널 시청할게’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뜨거운 사랑을 받은 ‘운명처럼 널 사랑해’의 인기요인은 한가지로 정의할 수 없지만 그중 하나를 꼽자면 가벼운 로맨틱코미디의 장점을 백분 살렸다는 것이다.
2014년 상반기 드라마 시장은 무거웠다. ‘신의 선물-14일’ ‘갑동이’ ‘개과천선’ ‘골든크로스’ 등 추리와 복수, 수사 등 무겁고 진지한 분위기의 장르드라마가 유행하듯 제작돼 편성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회 안팎으로 각종 비극적인 사건들이 이어서 전해지면서 우울한 가운데 가벼움으로 중무장한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웃고 즐길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의 즐거움을 전해주었다.
↑ 사진=운명처럼 널 사랑해 캡처 |
착한 게 유일한 개성인 부실녀와 후세를 잇지 못해 후계자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완벽남이 원치 않은 결혼으로 롤러코스터 같은
한편 ‘운명처럼 널 사랑해’의 후속으로 감우성, 최수영, 장신영, 이준혁 주연의 ‘내 생애 봄날’이 방송된다. 오는 10일 오후 10시 첫 방송.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