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프로야구 SK와이번스의 좌완투수 김광현(26)의 질주가 이어지고 있다. 타고투저의 흐름을 역행하며 홀로 평균자책점 2점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런 선전은 올 시즌 물이 오른 오프스피드 피칭의 완성도가 바탕이 된 결과이기도 하다. 진화가 어느덧 완숙한 경지에 이르고 있다.
김광현은 2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정규시즌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쳐 시즌 12승(8패)을 거두며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 사진=김영구 기자 |
1회까지 투구수 29개로 고전했던 김광현은 이후 완벽한 반전을 이뤄내며 LG 타선을 압도했다. 경기 종료 후 김광현은 “1회 이후 힘을 빼고 강약 조절을 했다. 슬라이더나 직구 구속에 변화를 주면서 타이밍 싸움을 유리하게 가져간 부분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이날 승리 요인을 분석했다.
김광현은 “2회 2후 (이)재원이 형과 이야기를 했는데 ‘오늘은 슬라이더가 짧게 휜다’고 이야기 해주더라. 그래서 ‘직구 타이밍에 나오는 배트에 맞을 수도 있다’는 조언을 듣고 슬라이더도 힘을 빼고 편안하게 던지면서 스피드 변화를 줬다”면서 “오늘 120km대 구속이나 130km 후반의 구속도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실제 이날 김광현의 슬라이더는 매우 효과적이었다. 이날 총 111개의 투구 중 직구를 51구, 커브를 7구, 슬라이더를 45구, 체인지업을 7구, 투심 1구씩을 각각 던졌는데 전력분석원들에 의해 투심으로 분류된 1구는 본인 설명에 따르면 체인지업.
직구는 최고 153km를 찍었고 최저 138km를 오갈 정도로 다양한 스피드 변화를 줬다. 평균 구속은 145km. 슬라이더의 속도 변화도 눈에 띄었다, 이날 김광현은 각이 적고 빠른 최고 구속 141km의 슬라이더와 최저 112km의 초저속 슬라이더를 함께 던졌다. 각도변화와 구속 변화가 많은 슬라이더를 함께 던져 LG 타자들을 완벽하게 현혹시켰다.
거기에 커브 7구와 체인지업을 8구 섞어 평소 ‘투피치’의 상대 선택지를 더 교란시키는데 성공했다. 직구와 슬라이더 둘 중의 하나를 노려 타석에 들어온다면 고전을 면치 못할수밖에 없었다. 김광현은 “1회 고전을 한 이후 몸에 힘을 빼고 던지려고 애썼다”면서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섞어서 던졌다. 동시에 여러 종류의 슬라이더를 던진 것이 효과적이었던 것 같다”고 이날 투구를 평가했다.
↑ 사진=김영구 기자 |
김광현은 올 시즌 낮은 평균자책점에 비해서는 다소 높은 피안타율(2할6푼1리, 최소 5위)과 꽤 높은 피출루율(3할4푼2리, 최소 13위)를 기록 중이지만 평균자책점은 부문 1위(3.03)을 독주하고 있다. 다소 많은 9이닝 당 볼넷 허용(4.09)까지 감안하면 이는 놀라운 결과.
하지만 이런 높은 피안타율은 김광현이 의도한 부분도 있다. 김광현은 올해 투구에 힘을 빼고, 설령 안타를 맞더라도 맞춰 잡아서 범타와 병살타를 유도한다는 마음으로 투구를 하는 순간이 많다. 안타를 맞더라도 실점은 하지 않으면서 효과적인 투구를 하겠다는 계획은 성공적으로 통하고 있다.
동시에 장타허용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는 것이 적은 실점의 비결이
김광현의 구위가 최전성기에 완전히 근접하지 못했을 수는 있다. 그럼에도 고무적인 것은 김광현 스스로 진화의 방법을 깨우쳐 체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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