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 이후 외국인 전용 카지노 시장은 연평균 12.7%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내국인 출입 가능 카지노인 강원랜드의 성장률 3.1%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지난해 기준으로 시장 규모도 1조3752억원에 달해 내국인 카지노를 8% 가까이 상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외국인 전용 카지노 시장 규모는 내국인 전용 시장의 절반에 불과했다.
강원랜드가 코스피에 상장된 2003년부터 금융위기 전까지 주가가 3배 이상 가파르게 치솟았던 것을 떠올리면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카지노 산업에 대한 새로운 투자 기회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 시장 규모가 확대되면서 실적도 급증했다. 파라다이스ㆍGKL 두 회사의 '드롭', 즉 칩스 구매액은 연평균 11~15% 성장했고 영업이익도 20~50% 급증했다. 강원랜드의 외형과 이익이 정체된 것과 비교된다. 이 같은 성장은 주요 고객이 일본인에서 '통 큰' 중국인으로 교체된 데서 비롯했다. 2010년 중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 요건이 완화되면서 중국인이 카지노 산업의 큰손으로 부상한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가속화할 전망이다. 먼저 중국 중산층이 부상하면서 동아시아 카지노 시장의 저변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최대 카지노 시장으로 부상한 마카오의 경우 과거에는 VIP, 즉 고액 베팅자 중심의 시장이었다. 그런데 경제 성장에 따른 소득 증가로 일반 대중도 카지노를 즐기게 됐다. 실제로 2011년 이후 마카오의 VIP 시장은 연평균 10% 성장에 그친 반면 대중(Mass)을 겨냥한 시장은 30%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국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VIP보다 대중을 상대로 한다는 점에서 장기간 고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중국인이 선호하는 카지노 마케팅이 아직 도입 초기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손님에 대한 '직접 마케팅'을 선호하고 중국인 VIP들이 좋아하는
한국의 카지노를 방문하는 중국인 손님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이 같은 간접마케팅 비중도 확대될 것이다. 카지노 산업의 고성장이 기대되는 이유다.
[한승호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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