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가운데 시장 안팎에서는 기아차와 현대모비스의 2분기 실적이 3분기 환율 영향을 짚어보는 가늠자가 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2분기 실적 부진이 예상보다 크고 3분기 환율 추세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면 기대감을 더 낮춰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지난해 7만원 선까지 근접했던 기아차 주가는 올 들어 5만~6만원 박스권에서 맴돌고 있다. 현대모비스 주가 역시 지난 4월 32만3500원까지 올랐지만 11일 종가는 27만2500원에 머물렀다.
이들 종목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무엇보다 높은 환율 민감도에 있다. 기아차는 지난해 기준 한국 공장 생산비중이 57%에 달한다. 계열사인 현대차 한국 생산비율이 38%인 데 비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원화가치가 올라갈수록 수익성이 떨어지는 구조다. 기아차가 국내 수출 대형주로서 환율과 실적 영향을 따져보기에 적합한 대형종목이란 평이 나오는 이유다.
홍진호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중요한 실적 체크포인트는 수출 비중이 높은 기아차"라면서 "2분기 기아차 실적을 통해 향후 원화강세 등의 환경 속에서 이익 방어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대모비스는 중국 공장 비중이 높아 원ㆍ위안 환율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올해 2분기 원ㆍ위안 환율이 전분기보다 5.8%가량 하락하면서 중국 공장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명훈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원ㆍ위안 환율이 하락하면 현대모비스의 중국 공장이 한국에서 수입하는 부품 원가가 상승한다"며 "2분기 영업이익이 300억원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실제 기아차와 현대모비스의 실적 전망은 밝지 못한 상황이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기아차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8713억원까지 떨어졌다. 지난 4월 말 9564억원, 6월 말 9388억원에서도 상당히 후퇴했다. 증권사들도 잇따라 기아차의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고 나섰다. 삼성증권이 7만5000원에서 7만원으로 낮춘 것을 비롯해 신한금융투자가 7만3000원에서 7만원으로 조정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산업 전체로 볼 때 기아차 판매 증가와 실적 개선이 동반돼야 부품업체까지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있다"면서 "주가 회복을 위해서는 당장 원화강세 속도 완화가 필요한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현대모비스의 2분기 실적도 시장 추정치를 하회할 전망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화강세 때문에 올해와 내년 이익 추정치는 더욱 낮아질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38만원에서 36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지난 2분기가 시작된 4월 1일 1058원이었던 달러당 원화값은 지난 6월 30일 1011.5원으로 원화가치가 석 달 만에 4.4% 올라갔다. 국내 증시가 '원고'에 익숙해져 있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삼성전자 실적 발표 이후엔 만만히 볼 수 없는 변수로 탈바꿈했다.
지난 9일 코스피에선 환율을 우려한 투자심리에 수출대형주 중심으로 낙폭이 비교적 크게 나타나기도 했다. 이날 크게 하락한 LG디스플레이, LG전자, 현대중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국내 증시의 환율에 대한 실적 민감도가 과거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난 상황"이라면서 "수출 증가로 마진 감소를 상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용환진 기자 / 윤재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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