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7월 2일(06:06)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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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전문 벤처캐피탈인 쿨리지코너와 DSC인베스트먼트가 초소형 전자기계 시스템(MEMS·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 전문업체인 스탠딩에그에 자금 6억원을 투자했다.
이 회사는 MEMS 기술로 반도체 웨이퍼에 구조물을 깎아 넣어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를 만든다.
예를 들어 휴대전화 화면이 가로·세로로 자동 전환되는 기능이나 스마트TV 리모컨이 움직임을 인식해 마우스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 등이 모두 MEMS를 통해 구현된다.
현재 MEMS 기술은 세계적으로 ST마이크로(이탈리아·스위스)와 보쉬(독일), 인벤센스(미국) 등 3개 업체가 원천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국내 업체들은 전량 수입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해 설립된 이 회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MEMS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국산화에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쿨리지코너와 DSC인베스트먼트가 창업 초기 기업인 스탠딩에그에 6억원이라는 큰 투자를 단행한 것도 그 때문이다.
특히 이 회사는 센서가 감지한 움직임을 전기신호로 처리하는 기술(ROIC)까지 갖고 있어 앞으로 센서 관련 영역에서 입지를 확대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
이종성 스탠딩에그 대표는 "국내 대기업에서도 이 기술을 가진 곳이 없다"면서 "하이닉스나 동부하이텍 등에서 기술 제휴 의뢰가 들어왔을 만큼 대기업들이 차세대 전략사업 중 하나로 꼽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회사는 자사 공장이 없어 양산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 현재 지멤스라는 업체와 외주생산 계약을 맺고 물량을 20만개 가량 확보했지만 수입품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 대표는 "우선 8월부터 국내 블랙박스 업체에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어서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주한 20억원 규모의 국책과제 수행 기관으로도 선정됐다. 개별 센서들을 모아서 관리하는 일종의 CPU격인 '센서 허브(hub)'관련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과제다.
쿨리지코너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DSC인베스트먼트와 15억원 가량을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 반도체 업체들도 향후 공정 라인을 MEMS와 같은 고레벨 반도체로 변경하지 않으면 중국이나 동남아 업체와의 가격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 기술은 스마트폰이나 블랙박스 외에도 세탁기 등 가전이나 헬스케어 분야로도 확장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세탁기의 수평이 안 맞을 때 자동으로 수평을 잡아주거나 자동으로 작동을 멈추게 하는 센서로 활용이 가능하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개인의 운동량 등을 분석해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마트 센서'로 발전될 수 있다.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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