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은 과거 운용 성과나 수익률을 보고 펀드 가입 여부를 결정한다. 상당 기간 높은 수익을 안정적으로 냈던 상품이라는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 그 펀드로 시중 자금이 물밀듯이 몰려간다. 돈은 계속 들어오는데 운용 인력이나 정보, 분석 시스템이 그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 너무 커진 펀드 규모가 오히려 수익률 발목을 잡는 '규모의 역설'이 발생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내에 출시된 해외주식형 펀드 중 처음으로 순자산 1조원을 돌파했던 '미래에셋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펀드'가 최근 수익률 부진에 빠져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이 펀드는 글로벌 소비 성장 수혜주와 브랜드 파워가 높은 기업들에 투자해 지난 1년간 21%, 3년간 49%의 수익을 냈다. 성과가 주목받으면서 펀드 순자산은 지난 2년 연속 2500억원 이상 증가했으며 연초 이후로도 연금펀드를 중심으로 1200억원의 자금이 더 들어왔다. 그러나 펀드 수익률은 지난 3월 순자산이 1조원을 넘어선 직후부터 꺾이기 시작했다. 2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A클래스 기준 미래에셋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펀드의 지난 3개월간 수익률은 0.61%, 연초 이후 수익률은 -3.35%에 불과하다.
일각에선 '해외펀드의 경우 펀드 순자산 1조원이 국내 운용사들의 한계인 것 같다'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오기도 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수익률이 반짝 오른 후 운용사의 적극적인 마케팅에 펀드 순자산 증가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한다면 그때가 꼭지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때 투자자는 펀드 추가 가입을 고려하기보다는 환매 타이밍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가치주펀드 선두주자로 꼽혔던 'KB밸류포커스펀드'에서도 최근 자금 이탈이 본격화되고 있다. KB밸류포커스펀드는 높은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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